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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차은경 기자] 소나무, 잣나무, 은행나무, 벚나무, 버드나무 등 나무의 종류는 수도 없이 많다. 그런데 사람들이 신령이 머물러 있다고 믿는 나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나무는 예로부터 민간신앙에서 돌과 물, 동물 등과 함께 자연신의 하나로 숭상됐으며,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는 조상들이 신성한 나무에는 신령이 강림하거나 머물러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러한 나무를 신목(神木) 또는 신수(神樹)라 불렀다.

특히 무속신앙에서는 나무 중에서도 당나무를 하늘과 땅, 신과 사람이 만나는 신성한 곳이라 여겼다. 이들은 나무를 우주의 중심으로 여겼으며, 이를 함부로 베거나 훼손시키면 목신(木神)이 노해 병을 주고 재앙을 내린다고 믿었다.

신당의 당나무는 영험한 힘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믿어져 무당은 영력을 얻기 위해, 또는 사람들의 병을 낫게 하려고 색색의 헝겊이나 환자의 옷가지 등을 나무에 걸어둔다. 굿하는 도중에는 나무 앞에 제물을 바치기도 한다.

마을이나 산속에 위치한 신목은 성황목(城隍木)·산신목(山神木)·부군목(府君木)·대감목(大監木)·동신목(洞神木) 등 특별한 신명(神名)으로 불리기도 했다.

당나무에 대한 신앙은 단군신화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신화에 따르면 환웅(桓雄)은 태백산 꼭대기에 있는 나무 신단수(神壇樹)에 강림했다고 한다. 이는 한민족이 태초부터 당나무에 대한 신앙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1919년 조선총독부가 발행한 ‘조선거수노수명목지’에 따르면 당시 한반도 전체 신목의 총수는 940개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이래 신목 신앙을 미신으로 여긴 기독교인들이 그 타파의 일환으로 마을의 신목을 베어버리거나 훼손해 신목이 많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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