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이 먹었던 음식을 재현해 낸 ‘이순신밥상’ 1호점인 경남 통영시 용남면 화삼리의 통선재. ⓒ천지일보(뉴스천지)

[뉴스천지=정인선 기자]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이 먹었던 음식이 400여년 만에 재현됐다. 경상남도가 이순신 프로젝트 사업의 하나로 추진해 온 ‘이순신밥상’ 1호점이 지난 9일 통선재에서 개업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경남 통영시 용남면 화삼리에 문을 연 통선재는 한산대첩이 벌어졌던 견내량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해 역사적 의미가 큰 곳이다.

▲ 이순신밥상 1호점 ‘통선재’ 운영자 김현숙 씨 ⓒ천지일보(뉴스천지)
통선재 운영자 김현숙(43) 씨는 “이런 지리적 여건까지 갖춘 곳에서 이순신밥상을 운영하게 된 것은 운명이자 인연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이순신 장군의 소박함과 애민애족 정신을 그대로 담아 밥상에 낼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신밥상의 특징은 임진왜란 이후 도입된 고추를 모든 음식에 사용하지 않고, 조미료를 전혀 첨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현숙 씨는 “이순신밥상은 한식의 맛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옛날부터 사용했던 마늘, 간장, 효소액 등 최소한의 양념으로 맛을 낸 녹색 음식이며 웰빙 음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다보니 식당 운영자로서 조미료에 익숙해진 사람들의 입맛을 맞추기가 가장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이순신밥상이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도록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원칙으로 삼아 사람에게 덕이 되는 음식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씨는 “이순신 장군에 대한 학습 후 이순신밥상을 찾아오길 바란다”며 “단순한 먹거리 차원을 뛰어 넘어 장군의 정신을 되새길 때 이순신밥상의 진정한 맛과 의미를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이순신 장군이야말로 빨리빨리 문화에 젖어 우리의 민족정신을 잃어버리고, 자신조차 돌아보지 못하는 현대인들에게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던져주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음식에 담아내기 위해 숙명여대 한국음식연구원에서 난중일기와 덕수 이씨 종가 음식, 임진왜란 이전 옛 조리문헌 등의 자료를 기초로 철저한 고증을 통해 임진왜란 당시 77가지의 메뉴를 선보였다.

이 중 최종적으로 통제사 밥상, 이순신밥상, 장국밥, 골동반(비빕밥)이 메뉴로 채택됐다.

통제사 밥상은 접빈상으로서 수어찜과 대구껍질 누루미, 태면(메밀국수), 어해조배, 통영 남새, 상화병, 오미자 차 등 22종으로 구성됐다.

충무공의 소박한 정신을 느낄 수 있는 이순신밥상은 방풍탕평채, 꿩청국장, 유곽, 보리식혜 등 14종으로 차려진다.

21세기이순신연구회 유명규 사무총장은 “이순신밥상이 400여년 만에 재현됨으로 역사를 되새김과 동시에 잊혀 가는 우리의 전통음식 문화를 발굴해 간다는 데 그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 한산대첩이 벌어졌던 견내량 바다. 통선재에서 내려다 본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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