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붓아카데미와 불교사회정책연구소가 16일 서울 중구 서소문 W스테이지에서 ‘21세기 불교지도자의 리더십을 논하다’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 가운데 발제자들의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1세기 불교지도자의 리더십과 조계종’ 세미나

[천지일보=차은경 기자] “작금의 한국불교 현실은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하다. 사회는 문명전환을 준비하고 있지만, 한국불교는 냉철하게 이야기하면 아직도 종단의 유지를 걱정하는 수준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 분명한 것은 현재의 한국불교가 반드시, 또 철저하게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16일 서울 중구 서소문 W스테이지에서 한국불교의 어제와 오늘을 진단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불교지도자상에 대해 짚어보는 ‘21세기 불교지도자의 리더십과 조계종’ 세미나가 열렸다. 미붓아카데미와 불교사회정책연구소가 주관한 이날 세미나에서는 가깝게는 올해 말 새롭게 선출되는 조계종 총무원장의 리더십을 살피고, 멀게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불교지도자상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손혁재 정치평론가는 조계종 총무원장의 바람직한 리더십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종단 안팎의 불협화음이 사부대중 간의 소통부재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통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신뢰라며 총무원장은 신뢰의 리더십, 주의를 환기하는 비전의 리더십, 의미와 목적이 뚜렷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계종 교육아사리 금강스님은 총무원장에 국한되지 않고 조계종 내부 종정기관도 시대에 맞는 변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발제문에 따르면 중앙종회의 기능은 축소 또는 해체하고, 총무원은 포교와 수행과 교육을 뒷받침하는 행정서비스기관으로 축소해야 한다. 포교원의 기능은 확대해 전법원(부처의 법을 전하는 곳)으로 전환하고, 교육원은 기초 교육인 행자교육기관을 정해 신심과 수행의 기초를 다지는 교육을 해야 한다. 호계원은 총무원장을 호위하고 보좌하는 기능에서 좀 더 전문적이고 독립적이고 종교적인 기능을 담당해야 한다.

동국대 하춘생 교수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이끌어갈 불교적 리더십에 대해 설명했다. 하 교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 문명의 이기를 딛고 인간 고유의 가치를 보전하고 함양할 수 있는 진정한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4차 산업혁명시대가 모든 것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인간이 만든 기계가 인간의 영역을 넘보는 상황에서 인간의 보편적 존엄성을 지켜내는 것은 인간의 영역이라는 설명이다.

“공동선을 추구하며 기계의 오남용으로 급기야 인간이 해선 안 될 일을 멈출 줄 아는 정도의 실천자, 관계의 법칙을 여실히 볼 수 있는 연기의 지혜와 자비의 휴머니즘이 절실하다. 4차 혁명시대, 불교가 ‘왜’ 있어야 하는가의 답이 그것이다.”

고려대 윤성식 교수는 불교적 리더뿐 아니라 사부대중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사부대중이 인드라망(인간과 인간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마을공동체) 집단지능을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교계가 세상을 향해 불교 본연의 모범을 보일 때 불자 하락세가 멈출 것이며 현대인이 처한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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