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원옥 권사가 아들인 황선희 목사(왼쪽)와 아현감리교회 조경열 목사(오른쪽)와 담소를 나누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끔찍한 피해 겪고도 나눔과 베풀어… 여성인권운동까지”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일본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89) 할머니가 이화기독여성평화상을 수상했다. 해방 후 아들을 입양해 키우던 중 불교에서 개신교로 개종한 길 할머니는 아들을 목회자로 키우고 노령에도 군 위안부 운동 전면에 나서는 등 한국교회에서 존경받는 권사로 평가된다.

16일 오후 이화여자대학교 신학대학원은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대학교회 소예배실에서 ‘길원옥 권사 이화기독여성평화상 수여예배’를 진행하고 시상했다.

이대 신대원은 길 권사를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끔찍한 군 위안부 피해를 넘어 교회의 권사, 주의 종의 어머니, 여성인권운동가로서 존경받는 삶을 살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이날 설명에 따르면 길 권사는 13살 어린나이에 시작된 군 위안부 생활을 한 후 지옥 같은 삶 속에서도 거지들을 먹이고, 죽은 자들을 위해 수의를 만들었다.

또 나자마자 버려진 어린 아기를 데려다가 정성껏 키워 목사가 되게 했다. 노년에 접어들어서는 후배 여성들이 다시는 자신과 같은 경험을 겪지 않게 하겠다는 마음으로 국내외를 다니며 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알리는 데 헌신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전시 성폭력 여성들을 돕는 나비기금을 처음으로 제안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일본 지진 당시 피해자들을 위해 성금을 보내기도 했다.

▲ 길원옥 권사가 신학대학원장 정희성 교수에게 상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대 신대원은 “기독교 공동체를 대표해 권사에게 위로와 감사를 전한다”며 “너무나 자랑스러운 기독여성이자 하나님의 사람이라고 선포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독여성들을 향해 “기독여성 선배들의 삶을 기억하며 하나님 나라 운동에 적극 참여하며 살길 바란다”고 권면했다.

아들 황선희 목사는 “어머니는 배고파하는 사람을 만나면 항상 집에 데려와 밥을 줬다”며 “너무 많은 노숙자들을 데려와 이웃집의 원성도 들었다”고 회상했다. 황 목사는 40살이 되기까지 자신이 길 권사의 친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후 이 사실을 알고 어머니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한 아이를 입양해 키우고 있다.

주최 측 관계자는 “이번 행사 이후에는 (길 권사가) 독일 현지에서 열리는 독일교회의 날 행사에 참석해 위안부 상황에 대해 증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이날 설교를 맡은 길원옥 권사가 ‘내 영혼이 은총입어’ 찬송을 설교 대신 부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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