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소집한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보고를 받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대화 주도권 잡기냐 강경 노선 지속이냐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나흘 만인 14일 새벽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배경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북한이 오늘 오전 5시 27분께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불상의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비행거리는 700여㎞로 추가정보에 대해선 한미가 정밀하게 분석 중이라고 했다.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의 비행거리가 상당히 긴 것으로 볼 때 시험발사는 성공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현재 북한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처음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점에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남북 대화의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사를 통해 “여건이 조성되면 평양에도 가겠다”고 밝혔다. 서훈 국정원장 내정자도 “남북정상회담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북미 간 대화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 노르웨이에서 북미 간 비공식 채널인 ‘1.5트랙(반관반민)’ 대화를 마치고 북한으로 돌아가던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은 “미국과 여건이 되면 대화하겠다”고 말했고 문재인 정부에 대해선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로 볼 때 남북·북미 간 대화의 가능성이 열린 상황에서 북한이 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데 비중이 실린다. 문재인 정부의 향후 대북정책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탐색하는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도발에 대해선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며 “대화가 가능하더라도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칼빈슨 항모전단이 동해에서 우리 해군과 연합훈련을 하는 중에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점에서 미국의 압박에도 ‘마이웨이’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해석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소 실장은 “최근 미중의 초고강도 압박에 의해 북한이 6차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를 못 했지만,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를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또한 미국의 칼빈슨 항모전단과 우리 해군이 동해에서 연합훈련을 하고 있는 데 대한 무력시위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백악관은 13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일본보다는 러시아 영토에 가까운 곳에 영향을 주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기뻐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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