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38년 9월 12일 조선일보에 실린 신사참배 모습. 장로교 총회에서 신사참배를 결의한 후 평양신사에서 목회자와 교인들이 신사참배를 하고 있다. (출처: 한국기독교흑역사 캡처) ⓒ천지일보(뉴스천지)DB

한기총 “5공 종교대책반의 작품”… 신천지 “성경대로 창조”
개신교 대변하는 기독언론, 선거철마다 신천지-정치권 연루설
정치인이 한기총 만나면 소통, 신천지 만나면 정교유착 운운

“기성교단이 영역지키려 거짓말, 신천지서 촛불 들어야 할 판”
“촛불집회서 ‘신천지 척결’ 외친 사람들 주장은 모두 거짓말”

[천지일보=김빛이나·명승일 기자] 우여곡절 끝에 19대 대통령이 선출됐다. 최악의 국정농단을 겪으며 탄생한 대통령이다. 그를 지지했던 하지 않았던 대한민국 모든 국민의 바람은 이제 ‘통합과 화해의 물결’이 대한민국을 덮는 것이다.

대선은 지나갔지만 ‘가짜뉴스’ 등 각종 억측과 의혹 제기 등은 여전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그 중 특히 기독교대변지 CBS노컷뉴스가 보도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예수교회, 총회장 이만희)과 정치권의 유착설 보도는 온 나라를 시끄럽게 했다.

보도 내용인즉 신천지예수교회가 고의적으로 특정 대선후보에 접근하는 ‘정교유착’ 행보를 보인다는 것이었다. 지난해 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힐 때 터져 나왔고, 안철수 후보가 주목받을 즈음에도 터져 나왔다.

신천지예수교회 측에서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했지만 CBS노컷뉴스를 비롯한 기독언론은 주요 선거 때마다 신천지예수교회가 정권에 줄을 대려 한다는 식으로 몰아가며 비방보도를 반복하고 있다. 

기독언론은 또 정치인이 한기총 대표와 만나면 ‘소통’, 신천지예수교인과는 사진만 찍혀도 ‘유착’이라며 이중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진짜 정교유착 행보를 하는 곳은 어딘지 대표적인 교회연합기구인 한기총과 기독언론이 수시로 정교유착설을 제기한 신천지예수교회의 탄생배경을 비교해봤다.

아울러 이런 신천지-정치권 유착설의 배경에 대해 최근 민원을 접수 받고 촛불 집회 현장에서 ‘신천지 척결’을 외친 신천지피해자모임 관계자들과 그 자녀들을 직접 만나봤다는 시민단체 인권위원회 대표의 목소리도 정리했다.

◆한기총, 5공 종교대책반의 작품

한기총 탄생배경에 대해 5공화국 종교대책반이 만들어낸 최대 작품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5공 당시 민주화 투쟁에 전면에 나섰던 오충일 목사(현 국정원과거사진실위원회 위원장)는 한기총 결성에 안기부 종교담당 직원이 개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1983년 전두환 정권 초기 결성된 종교대책반의 책임자는 당시 청와대 정무비서관 박철언씨(전 한국복지통일연구소 이사장)인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한기총은 박 비서관이 안기부를 떠나 민정당 전국구 의원으로 국회에 진출한 지 불과 1년 만인 1989년 결성됐다.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가 주최한 제140차 월례포럼에서 남오성 목사(당시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는 “당시 전두환 정권 초기부터 5공화국 세력이 진보적 종교세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종교대책반을 운영하고 보수세력의 조직화를 지원했다”며 “한기총은 한국교회 구성원으로부터 위임받지 않은 대표성을 무단 발휘해 왔다. 복음단체를 가장한 정치단체”라고 정의한 바 있다.

한기총 초대 총무 한모 목사는 2010년 1월 8일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기총 설립 당시에 전두환 정권이 NCCK 같은 반체제 기독교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한기총을 탄생시켰다는 말이 돌았는데, 총무로 활동하면서 그 소문이 사실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증거로 한경직 목사를 위시한 원로들이 군사정권의 부당성을 지적하지 않고 오히려 찬성했고, 당시 문공부 종무실장이 박맹술 회장을 시도 때도 없이 불러서 무언가를 지시했다”고 실토했다.

한기총 창립위원장을 맡았던 한경직 목사는 수많은 봉사활동 등으로 추앙받고 있지만 시대마다 권력에 굴복한 인물이라는 평가도 따르는 인물이다.

그는 일제강점기 말기에 일제 천황신에게 경배하는 신사참배를 했고, 1980년 전두환 국보상임위원장을 위한 조찬기도회에 참석해 전 위원장에 대한 칭송에 앞장서는 등 새로운 권력 앞에는 늘 고개 숙였다.

한기총의 이런 탄생배경은 역대 정권의 주요현안과 발맞추기를 하는 모습으로 드러났다. 박근혜 전(前) 대통령 탄핵 전까지는 추진했던 역사교과서 국정화, 사드 배치 등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박근혜 정권을 옹호해 왔다.

그러다가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유력 대선주자로 지목되자 한기총 이영훈 회장 등 일부 인사들은 친 더불어민주당 행보를 보여, 권력 따라 움직이는 한기총의 모습을 또 한 번 확인시킨 바 있다.

▲ 지난해 7월 진행된 신천지예수교 베드로지파 수료식. 6327명이 수료해 단일지파 수료생으로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제공: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천지일보(뉴스천지)DB

◆신천지예수교회, 성경기반으로 탄생

신천지예수교회는 1984년 3월 14일 창설됐다. 교단명인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에서 ‘신천지(新天地)’는 새 하늘과 새 땅의 한자어인 ‘신천신지’의 약어(略語)다. 이는 새 장막과 새 성도를 의미한다. ‘예수교’는 신천지예수교회의 교주가 ‘예수’임을 뜻한다.

일각에서 이만희 총회장을 ‘교주’로 표기하는 것과 관련해 교회 측은 “사람이 교주가 될 수 없다”며 “신천지예수교회를 비방하기 위한 계락”이라고 성토한다. ‘증거장막성전(證據帳幕聖殿)’이라는 말의 뜻은 요한계시록이 이뤄진 실상을 보고 듣고 증거하는 장막이자 하나님을 모시고 예배드리는 거룩한 집이라는 뜻이다.

이처럼 교단 명칭에서부터 성경을 기반한다는 점에서 한기총과의 차이점이 명백히 드러난다. 신천지예수교회 홈페이지에서는 ‘신천지는 뜻을 하늘에서 이룬 것같이 오늘날 이 땅에 이루시고자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하나님의 나라요, 6000년간 하나님께서 역사해 오신 결과로 이뤄진 창작물이며, 주 안에서 함께 구원받을 제사장들과 백성들이 소속된 거룩한 성전’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신천지예수교회 수장인 이만희 총회장은 교회 설립부터 전 과정에 ‘하늘의 지시 없이 한 것은 없다’고 강조한다. 또 기성교단과는 다른 ‘계시신학’으로 신도를 모았다. 1986년부터 1988년까지는 전국에 신천지예수교회 지교회가 설립됐다.

1990년에는 무료로 성경과 교리를 가르쳐주는 ‘시온기독교선교센터’가 세워졌고, 전국적으로 성경 집회도 열렸다. 그 결과 신천지예수교회는 급성장했다. 1986년 120명이었던 성도는 30년이 지난 2016년 기준 2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1666.7배나 성장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신천지예수교회는 한기총을 포함한 기성교회·교단에 위협적인 존재로 급부상했다.

◆기독언론, 대선후보 지지 나선 목사들엔 침묵

CBS노컷뉴스는 지난달 9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가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조용기 원로목사와 이영훈 한기총 대표회장을 차례로 방문한 내용을 보도했다. 당시 조 목사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사람이 잘못해도 직위는 대우해 줘야 한다”며 “대통령인데 무지하게 대하면 우리 민족에 대한 수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을 출장 조사하는 것 모두 선거 전략”이라며 “주도권이 좌파들에게 넘어갔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또한 “박근혜 정부가 잘못한 것도 있지만 통진당을 해산하고 대북정책을 압박하고 보수적 가치를 지키고자 노력한 건 잘한 일”이라며 지지를 당부했다.

국민일보도 홍준표 후보가 조 목사와 이 회장을 방문한 사실을 보도했다. 지난달 10일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홍 후보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교도소 출장조사에 대해 “(좌파들이) 언론에 박 전 대통령의 초라한 모습이 노출되면 자기들이 불리하니까 언론에 노출 안 시키려고 출장조사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목사는 “대통령을 저렇게 대우하는 건 국민적 도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조 목사, 이 회장과 20분간 비공개 면담한 뒤 예배에 참석했다.

지난 2일에는 개신교 목회자 3000명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 대한 공식 지지를 선언했다. ‘기호 1번 문재인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기독교 목회자 3000인’은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후보의 제19대 대통령 당선과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기도한다”며 지지 선언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는 헌법 제20조 2항을 들어 ‘정교유착’ 의혹을 제기하며 비판하는 기독언론은 없었다. CBS노컷뉴스와 국민일보는 해당 내용을 보도하지도 않았다. 정치적 입장 표명조차 없는 신천지예수교회에 대한 비판·의혹제기는 정황만을 갖고도 보도한 행태에 비춰보면 매우 이중적이라 할 수 있다.

▲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기독자유당과 보수 개신교계가 홍준표 지지 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1200만 범 기독교계는 기독교 정신과 가치관, 정체성과 노선에 부합된 5.9 대선후보로 홍준표 후보를 지명·선언한다”고 밝혔다. 지지선언에 이름을 올린 교계 목회자는 이영훈 장경동 김원철 이종승 전광훈 목사 등이다. 전광훈 목사와 홍준표가 지지자들과 함께 손을 잡고 만세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DB

◆신천지는, 정치인과 사진만 찍혀도 정교유착?

자신들이 대변하는 개신교계에 한없이 너그러운 기독언론들은 유독 신천지예수교회에 대해선 의혹을 부각하며 대선 후보자나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에 대해 정교유착 의혹 기사를 보도해 왔다.

CBS노컷뉴스는 지난달 28일 한 사진을 공개하며 ‘신천지 핵심 인물이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와 찍은 사진이 입수돼 신천지가 장기간에 걸쳐 조직적으로 접근했음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박 대표가 ‘기호 5번 박지원’ 어깨띠를 하고 촬영해 올 1월 치러진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찍은 사진으로 추정된다.

CBS노컷뉴스는 박 대표와 사진을 촬영한 인물이 ‘신천지예수교회 핵심인물’이라는 제보자의 말을 그대로 인용해 신천지예수교회가 장기간에 걸쳐 조직적으로 접근했다고 보도했다. 국민의당에서 근거없는 보도라고 반박해 일단락됐지만 이런 의혹보도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말 CBS노컷뉴스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힐 때도 신천지-반기문 연루설을 보도해 온 나라를 들끓게 했다. 신천지예수교회 측이나 반기문 측 모두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놓았지만 반기문 전 총장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만큼 한 동안 시끄러웠다.

◆“신천지 척결 외친 사람들의 주장은 모두 거짓말”

기독언론은 신천지예수교회와 정치권이 유착되면 안 되는 이유로 “신천지예수교회는 반사회 반종교단체이며, 이단·사이비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단체 인권위원회 대표는 “기성교단과 기독언론이 자신들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신천지-정치인 연루설과 같은 거짓말을 지어내는 것 같다”면서 “신천지예수교회와 관련된 일련의 정교유착설 등은 모두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민원이 들어와 촛불집회 현장에서 ‘신천지 척결’을 외친 사람들과 집을 나갔다는 청년들을 직접 만나본 결과 ‘신천지예수교회 때문에 가정이 파탄 나고 피해를 봤다’는 주장은 모두 거짓이었다”고 폭로했다.

그는 “현재까지 5명을 직접 만나서 조사한 결과 가정이 파괴됐다고 주장했지만 막상 집을 나간 청년들은 개종교육이라는 종교적 핍박을 당해서 집에 못 들어가고 있다고 했다”면서 “개종교육을 자행하는 목사들을 경찰이 손을 봐야 하는 데 가만히 있다”고 했다.

이어 “신천지예수교회의 피해 내용을 직접 확인해보니 신천지예수교인들이 광화문 광장에서 ‘기성교단 탄핵’을 외치며 촛불을 들고 일어나지 않는 게 다행일 정도”라고 했다. 이어 실제 신천지예수교회가 그런 집단이라면 국민들이 가만두겠냐”면서 “이런 가짜뉴스와 기독언론의 억지 주장이야 말로 적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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