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환 ㈜샤픈고트 대표이사

수년 전 강남의 학부형이 아이들을 헝가리에 있는 의대로 유학 보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하고 많은 국가 중 하필이면 헝가리인가.

인구 990만의 중동부 유럽의 작은 국가에 의대 유학이라니….

실상은 그랬다. 지방대 등록금보다 훨씬 저렴한 등록금에 EU 소속인 헝가리에서 의사면허를 취득하면 유럽 어느 곳에서나 의사로서 활동을 할 수 있으니 자녀의 미래를 위해 헝가리로 보낸다는 것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 헝가리는 1880년부터 1920년까지 40년 남짓한 시간에 노벨상 수상자를 7명이나 배출한 국가다.

최근 강남의 학부모에게 4차 산업혁명은 주요이슈다. 심지어 초·중·고생을 위한 4차 산업혁명 특강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

자녀의 창의성을 기르기 위해 조기 코딩 교육붐이 이는 것까진 그렇다 하더라도 학생들에게 왜 4차 산업혁명이 이슈인가.

대답은 간단하다. 4차 산업혁명은 전통적으로 ‘좋은직업’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라지는 광경을 목도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고액 연봉을 받던 은행원들이 사라지고 패스트푸드의 단순 서비스직조차도 기계로 대체 될 것이다’라는 얘기는 이제 진부하다.

한 세기에 걸쳐 진행됐던 그 전 산업혁명과는 달리 4차 산업혁명은 10년 사이에 너무나 많은 것을 변화시켜 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8년 내 1600만명의 일자리가 인공지능이나 로봇으로 대체될 거라는 통계가 잘 와 닿지 않겠지만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을 우리는 보고 있지 않은가?

인공지능이 창의성만은 건드리지 못할 것이라고 하는데…. 과연 그들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4차 산업 혁명이 몰고 올 직업과 가치관의 변화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유년기의 청소년들이 4차 산업 혁명에 대한 이해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교육정책이 수립돼야 한다는 것을 강남의 학부형만 알고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내 아이의 창의성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한 발 늦은 대처가 ‘4차 산업 혁명 대비반’이라는 또 다른 사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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