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원효 탄신 1400주년 기념 한국불교학회 춘계학술대회’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원효스님 탄신 1400주년 맞아
한국불교학회 춘계학술대회

[천지일보=차은경 기자] 해골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은 원효스님 탄신 1400주년을 맞아 학술대회가 열렸다.

㈔한국불교학회는 12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원효스님의 생애와 사상을 짚어보는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한국불교학회장 성운스님은 개회식에서 “원효스님의 깊은 가르침을 재조명함으로써 한국불교 연구의 방향을 제시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면서 “원효스님을 재조명해 보는 시도는 한국불교의 전통 속에서 원효스님이 가지는 위상을 다시금 실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성운스님은 “(국가) 대통합을 표어로 내건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했다”며 “원효스님의 화쟁이 함께 어우러질 때 대통합이 이뤄지는데, 이러한 적절한 시기에 원효성사 140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대회를 통해 조명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불교학술진흥상 시상식에서 ‘원효 윤리의 공리주의적 해석 가능성 검토’ 논문으로 우수상을 수상한 동국대 윤리문화학교 김근배 강사는 원효스님의 윤리사상에 대해 조명했다.

김 강사는 “원효 윤리는 부정과 긍정, 비존재와 존재의 어느 것에도 치우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절대주의와 상대주의를 지양하고 중도적 사유에 근거한다”고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원효스님은 ‘어떠한 경우에도 살인을 해서는 안 된다’는 등 도덕의 절대주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라는 것은 계가 치우침을 여읜 중도임을 나타낸 것이다”라며 중도 사상을 받아들였다.

자세히 살펴보면 원효스님의 윤리는 계율에 앞서 일심(불교에서 만유의 실체라고 보는 참마음)의 근원에서 우러나오는 ‘마음’에 근거를 둔다. 그러면서도 원효스님은 실천적인 규범 윤리를 저버리지 않았다. 즉 불교의 계율을 지킬 때 정신적 측면뿐 아니라 외적인 측면도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 높은 중도적 윤리의식을 보여줬다는 의미다.

특히 김 강사는 원효스님의 윤리에서 가장 부각되는 특징이 “내 자신이 해탈을 하고 따라서 열반의 행복을 누릴 수 있지만 열반에 상주하는 것은 열반에 묶이는 것”이라며 “열반에 머무르지 않고 중생의 고통스러운 삶 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제문에 따르면 이 삶을 통해서만 자신의 진정한 열반을 구현할 수 있다.

김 강사는 “원효를 비롯한 대승에서 추구하는 자비의 윤리도 행복과 고통 특히 고통에 대한 의식에 바탕을 둔다”며 “타자의 고통을 향해 나를 넘어서는 것으로부터 비로소 윤리는 시작된다”고 말했다.

▲ 원효대사 상.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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