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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사찰에 들어서면 어디든 신앙대상으로 불상을 봉안하고 그 뒤에 탱화(불교의 신앙내용을 그린 그림)가 걸려 있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무속신앙에서도 섬기고 있는 신들을 그린 그림이 있다. 바로 ‘무신도’다.

무신도와 탱화는 여러모로 유사한 면모를 지니고 있다. 서로 다른 특징이 있다면 무신도는 무속에서 신앙되는 초상인 점에 반해, 탱화는 불교와 관련된 내용을 그리는 것이 차이가 난다. 또 신의 개별적 초상이 무신도인 것에 비해 탱화는 불교의 이야기를 공간에 배치하는 것에 차이가 있다. 크기 또한 탱화는 장엄하고 큰 데 비해 무신도는 대체로 작은 편이다.

무신도의 역사적 사표를 살펴보면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노무편’에서 ‘벽에는 울긋불긋 신상을 그려놓고, 칠원과 구요는 액자에 그려 붙였다’라는 구절이 나와 있다. 원색으로 그려진 무신도의 모습을 짐작하게 한다.

무신도의 제작자는 사찰에서 탱화를 그리는 금어(金魚, 불상을 그리는 사람)로 추정된다. 이러한 사실은 무당의 증언으로 알 수 있다. 무신도는 무가(巫歌), 무복(巫服) 등과 더불어 무속신에 대한 관념을 파악하는 데에 긴요한 자료이다.

현재 남아 있는 무신도는 무신의 계통으로 20여종이고, 모두 113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신·일신·월신·성신·지신·산신·수신·화신·장군신·동물신·왕신·용신·방위신·무조신 등 헤아리기 쉽지 않을 정도로 많은 무신도가 있다. 무당이 모시는 신이 이렇게 다양하다는 사실이 재미를 더한다.

점집 또는 사당을 찾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무신도에 관한 궁금한 점을 물어보는 것도 무속신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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