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무는 시] 밥 한 끼 - 최홍석
[마음이 머무는 시] 밥 한 끼 - 최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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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 끼

최홍석

어른이 된다는 것은
밥상 위에 올려진 반찬을 보고
투정을 부리지 않는 것
그 밥 한 끼를 위해
기꺼이 내 밥 한 끼를
참을 줄 아는 것
나란한 젓가락 숟가락처럼
밥상에 둘러앉은 고마움에
뜨끈한 밥 한 술
너에게 덜어내 주는 것
그 따스한 한 숟갈을 위해

시린 달빛 아래를
밥 한 공기 품고
오늘도 묵묵히 걸어가는 것

 

[시평]

요즘 어른다운 어른이 없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어른이 없을 뿐만 아니라, 어른을 어른으로 대접할 줄도 모르는 세상이라고 말들을 한다. 어른이란 과연 무엇인가. 나이만 많이 먹으면 어른인가. 그렇지는 않으리라. 어른으로서 쌓아온 그 연륜과 함께, 어떻게 사는 것이 사람답게 사는 길인지를, 삶으로 보여주는 사람이, 그 사람이 어른이 아닐까 생각된다.

사람답게 사는 길을 삶으로 보여주는 것. 그것을 결코 큰일이나 엄청난 일만은 아니리라. ‘밥 한 끼를 위해 기꺼이 내 밥 한 끼를 참을 줄 아는 것’ ‘나란한 젓가락 숟가락처럼 밥상에 둘러앉은 고마움에 뜨끈한 밥 한 술 너에게 덜어내 주는 것’ ‘그 따스한 한 숟갈을 위해 시린 달빛 아래를 밥 한 공기 품고 오늘도 묵묵히 걸어가는 것’. 이러한 작고 하찮다고 여겨지는 일이라고 해도, 몸소 실천하는 그런 삶을 사는 사람이 바로 어른이 아니겠는가.

모두 자기 하나만을 위하여, 자기에 딸린 가족만을 위하여 아등바등 사는 것이, 오늘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래서 다른 사람을 위해 배려해주는 마음조차도 갖지 못하고 사는 것이 오늘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러한 시대에 따스한 밥 한 술, 남에게 덜어주는 그 배려의 마음을 지닌 그런 어른의 모습, 그리워지고 있음은 비단 어느 한 사람의 생각만을 아니리라.

윤석산(尹錫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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