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서울 중구 성공회서울대성당 프란시스홀에서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문서 갈등에서 사귐으로(from Conflict to Communion) 출판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공동번역서 출판 기념 기자회견

[천지일보=차은경 기자] “한국의 천주교회와 개신교회는 서로를 갈라놓고 있는 교회의 역사, 성경과 교리 해석의 차이를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하기보다는 오랜 편견과 선입견으로 서로를 마치 다른 종교인 양 치부하거나 이단으로 규정하는 일을 반복해 왔습니다. 하지만 종교개혁 500주년이 지난 지금 그리스도인의 분열은 복음의 대의를 손상시키는 것임을 깨닫게 됐습니다.”

천주교와 개신교가 1977년 ‘공동번역성서’에 이어 40년 만에 기독교계 중요 문서인 ‘갈등에서 사귐으로(From Conflict to Communion)’를 공동번역해 출간했다.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는 11일 공동번역 출판기념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갈등에서 사귐으로는 종교개혁 500주년 공동 기념 문서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기독교계는 500년전 종교개혁이 불러온 갈등의 기억을 치유하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면서 함께 공동의 신앙을 고백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왔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1999년 루터교세계연맹과 로마 가톨릭교회는 ‘칭의/의화 교리에 관한 공동 선언문’을 통해 종교개혁의 발단이 된 ‘칭의/의화’에 관한 서로 다른 교리적 해석이 서로를 갈라놓을 수 없다고 발표했다. 이어 지난 2013년 ‘루터교와 로마가톨릭 공동위원회’가 종교개혁 500년 공동 기념문서 ‘갈등에서 사귐으로’를 채택했다.

한국신앙과직제는 ‘갈등에서 사귐으로’가 500년의 갈등을 넘어서 기독교의 미래를 제시하고 있는 중요한 문서이며, 한국 기독교의 갱신과 대화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한국신앙과직제 신학위원회 소속 개신교, 천주교 신학자들은 공동으로 번역에 착수해 1년여간의 노력 끝에 출판에 이르렀다.

한국신앙과직제에 따르면 이 문서는 종교개혁의 새로운 전망을 다루면서 종교개혁의 역사에 나타난 중요 쟁점들을 되짚고 있다. 또 공동 기념을 위한 다섯 가지 원칙이 담겨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는 발간사를 통해 “종교개혁으로 갈라진 그리스도인들이 서로의 현실을 진지하게 대면하고 일치의 여정으로 나가는 놀라운 신학적 대화의 과정을 보여주는 문서”라고 이 책의 발간 의의에 대해 밝혔다.

한국어판 번역의 의의에 대해 한국신앙과직제는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을 위한 역사적 의의가 있는 문서인 동시에 이전의 노력을 집대성한 문서”라며 “세계 교회의 관심은 물론, 한국 교회의 일치 운동에 있어서도 중요한 관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천주교와 개신교 상호 간의 일치 운동의 지표가 될 수 있다”며 “한국 교회의 일치 운동에서도 신학적 대화의 중요성을 공감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