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가평군 소재 경기도립 잣향기푸른숲 내 명상공간에 시범 설치된 친환경 합성목재 데크. (제공: 경기도)

경기 산림환경연구소 기술개발
피해목과 잣부산물 활용 가능

[천지일보 경기=강은주 기자] 경기도 산림환경 연구소가 국내 최초로 재선충병에 걸린 잣나무를 활용한 ‘친환경 합성목재 데크’ 개발에 성공했다. 재선충병 피해를 입어 사용되지 못했던 산림자원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재선충병은 소나무재선충이 소나무·해송·잣나무 내에서 단기간 급속하게 증식해 나무를 죽이는 병으로, 치사율이 100%에 이르며 재발생률 역시 높다.

경기도의 경우 재선충병이 발생하면 감염목 및 반경 2㎞ 나무를 모두 제거한 후 훈증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문제는 훈증작업에 사용되는 훈증제에 노출된 목재의 경우 활용에 제한이 있다는 점이다.

이에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는 ‘목재부산물을 이용한 연료용 복합 펠릿의 제조방법에 관한 특허’ 기술을 보유한 경기도의 한 중소기업 A사와 연구진을 구성, 재선충병으로 버려지는 피해목을 이용해 산업화 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게 됐다.

이번에 연구진이 개발한 방법은 A사의 특허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피해목을 2㎝ 이하로 파쇄한 후 이를 다시 100~200mesh의 미세분말로 분쇄하는 방식을 취함으로써 화학적 훈증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재선충병을 제거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렇게 가공된 잣나무 재선충병 피해목을 잣 구과피나 외종피 등 잣 부산물과 폴리에틸렌(PE)을 혼합함으로써 친환경 합성목재를 개발, 제조공정을 확립시키는데 까지 이르렀다. 또 이 친환경 합성목재를 활용한 ‘데크’ 제품을 만드는 것 역시 성공했다.

재선충병 피해목을 활용해 만든 친환경 합성목재 제품은 이번이 국내 최초로, 이 제품은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니스나 오일스테인 등의 도색을 하지 않아도 목재 고유의 색을 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이 같은 공정을 거쳐 가공된 목재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 결과 재선충병이 검출되지 않을 것을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전체 잣 구과 질량의 85%를 차지하는 잣 구과피와 외종피를 버리지 않고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발 성과의 의미가 크다. 그동안 잣 구과피와 외종피는 땔감이나 거름으로 활용되거나 추출물이 화장품 재료로 사용될 뿐 대부분은 노지에 방치되거나 폐기돼 왔다.

연구진은 친환경 합성목재로 만든 데크 신제품을 가평군 소재 경기도립 잣향기푸른숲 내 명상공간에 시범 설치했다.

김종학 경기도 산림환경연구소장은 “이번 신기술 개발로 그동안 단순 연료재 등으로 활용했던 재선충병 피해 잣나무의 새로운 산업화의 길이 열렸다”면서 “현재 해당기술에 대해 국내 박람회 출원 및 응용특허 취득을 진행하고 있으며 기술 보급을 위한 정책건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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