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석유구 내부 방 조성 모습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정선 아우라지 유적에서 벌집모양의 대형 적석유구가 확인됐다. 유구(遺構)란 옛날 토목 건축의 구조와 양식 등을 알 수 있는 실마리가 되는 잔존물을 말한다.

10일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정선군(군수 전정환)과 강원문화재단부설 강원문화재연구소(소장 오제환)가 지난해 3월부터 발굴하고 있는 정선 아우라지 유적의 2차 조사 중 최근 대형의 적석유구 1기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강돌을 일일이 쌓아올려 축조한 이 적석유구는 내부에 벌집모양으로 총 51개나 되는 크고 작은 방을 촘촘하게 조성했으며, 내부 방을 조성한 석렬 중 가장 아랫단은 강돌을 길게 세워 단단히 보강한 것도 확인됐다.

또한 석렬 안에서 신라 시대 굽다리 접시인 대부배(臺附杯) 3점과 한성 백제 시대 토기인 단경호(短頸壺)와 토기조각이 발견됐다. 청·백자, 상평통보, 동물 뼈(돼지, 말) 등도 같이 출토됐다.

문화재청은 “이렇게 크고 작은 방이 벌집 모양으로 여러 개 붙어있는 적석유구는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보고된 사례가 없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이번 발굴을 계기로 앞으로 유구의 성격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 적석유구 전경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번 벌집모양의 적석유구가 발굴된 정선 아우라지 유적은 송천과 골지천이 만나는 조양강을 사이에 두고 북쪽 여량 5리와 남쪽 여량 2리의 넓은 충적대지에 조성돼 있는데, 조사지역은 충적대지의 남쪽지역이다. 지금까지 두 차례의 발굴조사가 이뤄지면서 신석기 시대부터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 다양한 문화층이 중첩돼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해 3월부터 지금까지 진행된 2차 발굴조사에서 생활유구·분묘유구 등 총 160여 기의 다양한 유구가 나온 상태로, 이중 신석기 시대 주거지 1기, 야외노지(爐趾, 고대 주거지의 불 땐 자리) 10기, 청동기 시대 주거지 62기, 지석묘 등 분묘유적 16기 등이 확인되면서 선사 시대 대규모 취락이 조성됐던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작년에는 석상위석식(주위에 돌을 돌리고 바닥에 판석을 깐 형태) 노지를 갖춘 청동기 시대 이른 시기의 주거지 내에서 청동제 장신구가 출토돼 주목된 바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