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시민들이 대선 투표를 사흘 앞둔 6일 광천 터미널 대합실을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전국 최고 수준 사전투표율
정권교체 열망 드러낸 표심
문재인-안철수, 양강구도로
선거 막판 ‘표 결집’ 가속화

[천지일보 광주=임문식, 이미애 기자] 정권교체의 열망을 담아낼 호남 적자는 누구인가. 진보진영의 핵심 승부처인 호남 표심이 선택의 순간을 맞았다.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투표 참여 열기 속에 바닥 표심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로 속속 결집하는 모양새다.

호남의 정권교체 열망은 지난 4~5일 치러진 사전투표에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26.06%의 사전투표율을 기록한 가운데 호남 지역의 경우 전남 34.04%, 광주 33.67%, 전북 31.64%로 전국 최고 수준이 투표율을 보였다. 박근혜 정권 실패를 지켜본 호남 유권자들의 정권교체 요구가 이같이 높은 사전투표율로 나타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누구에게 정권교체의 위업을 맡기느냐는 것이다. 문 후보와 안 후보 중 누가 돼도 정권교체라는 인식이 호남 민심 저변에 깔린 가운데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부동층이 줄어들고 각 후보로의 표심 결집이 가속화되고 있다. 대선 전 마지막 주말인 지난 6일 호남의 ‘심장’ 광주의 바닥 민심에선 이 같은 현상이 뚜렷하게 감지됐다.

광주 서구 광천동에 사는 최정순(91, 여)씨는 이번에 누구를 찍느냐는 질문에 “문재인 찍을라네잉. 백성들 편안하게 하는 지도자가 최고제, 뭐 있겄는가”라며 거침없이 문 후보를 지목했다. 40대 주부인 김모(광주 광산구 운남동)씨도 문 후보를 “지난 정권의 잘못에 대해 확실하게 심판할 사람 같다”며 지지했다. 그는 문 후보가 세월호나 천안함 관련 의혹도 다 밝혀낼 것으로 기대했다. 김씨는 “딱히 찍을 사람도 없다. 문재인이 국정 운영의 경험자 아니냐”고 했다.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만난 박경숙(52, 여)씨도 “저와 우리 가족은 1번”이라며 문 후보를 선택했다. 그는 “(문 후보가) 이미 검증됐고, 정치경험이 풍부하고, 젊은층을 위한 복지나 정책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특히 소속 당인 민주당의 의석이 국민의당보다 많다는 점도 선택의 이유로 꼽았다. 민주당은 현재 119석이지만, 국민의당은 40석이다. 그는 “사실 의석수 때문에 믿음이 가서 문 후보로 정했다”고 귀띔했다.

반면 안 후보에게 좋은 평가를 내리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우리 딸래미가 대학교 4학년인디, 안철수 교육 공약을 본께 난중에 딸이 낳은 애가 행복한 학교생활 할 수 있겄드만…” 광주에서 택시기사를 하는 김상로(50)씨는 안 후보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씨는 이날 안 후보가 광주 지역을 찾았다는 소식에 택시를 세워둔 채 숨까지 헐떡거리며 달려왔다고 했다. 그는 “안철수가 대통령 될거구마잉. 그래야 우덜 같은 사람도 잘살 수 있을꺼니께잉”이라며 안 후보의 당선을 확신했다.

전남 목포에 사는 김기석(24)씨도 안 후보를 선택했다. 그는 “안철수 후보 공약의 교육혁명 부분에 높은 평가를 매긴다. 처음에는 연설하는 말투에 힘이 약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 다음 연설을 들을 때는 뭐가 자신의 단점인지를 알고 보완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안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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