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줄어 한산한 상가… 주민들은 시름 깊어
[뉴스천지=강수경 기자] 경주에서 불국사 행 버스를 타고가 내리면 썬 캡을 쓴 아주머니가 다가온다. 근처 식당의 여주인이다. 예년보다 늦게 찾아온 봄과 천안함 사건 등 흉흉한 소식에 발길이 줄어든 손님을 한 사람이라도 더 찾기 위해 식당 밖으로 나온 것이다.
유적지 앞 음식점 상황을 김홍선(59, 여, 식당) 씨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불국사와 석굴암이지만 예년보다는 관광객이 줄었다고 말했다. 하루 3~5만 원 정도도 벌기가 힘들다는 그의 얼굴은 어둡다.
봄기운에 벚꽃이 한창인 불국사였지만 주차장은 많이 비어있었고 관광객으로 북적대지도 않았다. 간혹 집단 관람객이 보이긴 했지만 세계문화유적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대체로 한산한 모습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변 음식점들은 비상이다.
김 씨는 “애써 음식을 만들어도 손님이 없어 다 버려야 한다”며 “자식만 아니었으면 문을 닫고 싶은 정도”라고 호소했다.
김홍선 씨는 38살 된 장애인 아들을 두고 있다. 아들을 위해서 음식점을 꾸려가고 있는 그는 류마티스 염으로 손가락 마디마디에 반창고를 붙이고 있었다.
그가 이렇게 어렵게 장사를 꾸려가게 된 것은 약 5년 전 불국사 주변 상가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불국사 바로 앞에서 기념품을 팔던 상점이 수요가 줄자 음식점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기념품 상가 뒤에 위치하고 있던 식당들은 몫을 빼앗기게 된 것이다.
새로 생긴 음식점에 가려 기존 식당 주인들은 손님을 맞기 위해 그나마 관광객 왕래가 잦은 주차장 쪽으로 나갈 수밖에 없게 됐다.
관광객이 늘어나 경기가 풀릴 때까지는 김 씨를 비롯한 식당 주인들의 점심 한때 손님몰이 발걸음은 계속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