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화 만발한 불국사 입구. 햇살이 관광의 풍미를 한창 더해주는 오후 2~3시 시간대지만 관람객들의 발길은 드물기만 하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관광객 줄어 한산한 상가… 주민들은 시름 깊어

[뉴스천지=강수경 기자] 경주에서 불국사 행 버스를 타고가 내리면 썬 캡을 쓴 아주머니가 다가온다. 근처 식당의 여주인이다. 예년보다 늦게 찾아온 봄과 천안함 사건 등 흉흉한 소식에 발길이 줄어든 손님을 한 사람이라도 더 찾기 위해 식당 밖으로 나온 것이다.

유적지 앞 음식점 상황을 김홍선(59, 여, 식당) 씨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불국사와 석굴암이지만 예년보다는 관광객이 줄었다고 말했다. 하루 3~5만 원 정도도 벌기가 힘들다는 그의 얼굴은 어둡다.

봄기운에 벚꽃이 한창인 불국사였지만 주차장은 많이 비어있었고 관광객으로 북적대지도 않았다. 간혹 집단 관람객이 보이긴 했지만 세계문화유적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대체로 한산한 모습이다.

 

 

▲ 불국사 입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홍선 씨. ⓒ천지일보(뉴스천지)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변 음식점들은 비상이다.

김 씨는 “애써 음식을 만들어도 손님이 없어 다 버려야 한다”며 “자식만 아니었으면 문을 닫고 싶은 정도”라고 호소했다.

김홍선 씨는 38살 된 장애인 아들을 두고 있다. 아들을 위해서 음식점을 꾸려가고 있는 그는 류마티스 염으로 손가락 마디마디에 반창고를 붙이고 있었다.

그가 이렇게 어렵게 장사를 꾸려가게 된 것은 약 5년 전 불국사 주변 상가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불국사 바로 앞에서 기념품을 팔던 상점이 수요가 줄자 음식점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기념품 상가 뒤에 위치하고 있던 식당들은 몫을 빼앗기게 된 것이다.

새로 생긴 음식점에 가려 기존 식당 주인들은 손님을 맞기 위해 그나마 관광객 왕래가 잦은 주차장 쪽으로 나갈 수밖에 없게 됐다.

관광객이 늘어나 경기가 풀릴 때까지는 김 씨를 비롯한 식당 주인들의 점심 한때 손님몰이 발걸음은 계속 될 것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