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최유라 기자] 어느날 “당신은 창의적인 능력을 인정받아 상을 수상하게 되셨습니다. 이 상으로 이제 당신은 향후 5년간 어떠한 조건도 없이 수십만 달러를 받으실 겁니다”라는 전화를 받는다면, 당신은 맥어더상의 수상자다.

‘천재들의 상’이라고 불리는 맥아더상 수상자 40명을 만나 창의성에 관한 모든 것을 정리하고 알려주는 책이 나왔다. 신간 ‘슈퍼천재들’이다.

이 책은 40명의 천재들을 대상으로 ▲창의력은 어디서 오는가? ▲창의력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창의력은 길러질 수 있는 것인가? ▲왜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창의적인가? 등을 주제로 인터뷰한 프로젝트의 성과물이다.

인터뷰한 수상자들은 하워드 가드너, 스티븐 제이 굴드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인물을 비롯해 예술가, 교육가, 연출가, 물리학자, 사회학자, 배우, 영화감독 등 다양하다.

◆맥아더상은 언제, 어떻게 생겨났나

2017년 최고 화제작 ‘그릿(Grit)’의 저자 엔절라 더크워스가 ‘맥아더상’을 수상하면서 우리는 언론이나 책을 통해서 친숙하면서도 낮선 ‘맥아더상’이라는 용어를 접하게 됐다. 그러나 맥아더상은 우리가 익히 아는, 파이프 담배를 문 군인이자 정치가였던 ‘맥아더’와 무관하다.

우리나라 언론에서 맥아더상을 비교적 많이 언급한 것은 2003년, 결핵 치료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현재 세계은행 총재인 김용씨가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수상자가 되었을 때였다.

이 상은 구두쇠이자 백만장자인 존 D. 맥아서라는, 미국의 비범한 사업가가 25억 달러에 달하는 자신의 ‘제국’을 그와 부인의 이름을 건 재단 설립에 쾌척하면서 생겨났다. 당시 이 재단은 포드재단 다음으로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재단이었다.

존은 유산을 남기면서 “나는 돈을 버는 법을 알게 되었으니 여러분들이 돈을 쓰는 방법을 알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맥아더상은 이렇게 만들어진 재단의 수많은 사업 중의 하나며 분야와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창의적이고 잠재력이 우수한’ 사람에게 매년 수여된다.

◆우리나라는 어떤 사람이 맥아더상을 수상할까

최근 우리 사회는 청년 26만명이 이른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족’의 나라이자 젊은이들도 ‘임대업이 꿈’인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이처럼 씁쓸한 현실을 떠올리면 창의력과 잠재력을 북돋기 위해 제정된 맥아더상의 취지에 부합하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는 과연 얼마나 될까 망연해진다.

실패를 통해서 성장을 위한 기회를 찾거나 느슨함을 유지하는 일, 혹은 관점을 변화시키거나 여행 등 공간의 이동을 통해서 창의적 발상을 북돋는 일을 할 수 있는 젊은이들, 또는 전문가를 찾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라면, 맥아더상 수상자들의 진솔한 얘기를 통해서 각자의 내면에 숨겨져 있는 창의력의 가능성을 발견해 보다 풍요로운 삶을 가꿔갈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창의적 발상과 창의력에 관해 알고 싶은 모든 것

저자는 인터뷰를 통해서 여행이나 행운, 본능, 판단, 절망, 고립, 광기나 회복력 등의 주제를 더 깊이 있게 파고들어 이러한 요소들이 창의적인 삶과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탐구해 들어간다. 그럼으로써 창조적 사고에 관해 저자가 알게 된 것은 위험감수, 개방성, 집중력, 유연성, 일에 대한 애정 등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회복 탄력성을 강조한다.

 

데니스 셰커지안 지음 / 김혜선 옮김 / 슬로디미디어 펴냄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