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화군 선원면 금월리 마을 입구에 설치된 검역소. ⓒ천지일보(뉴스천지)

강화군 축산가 감염원인 두고 말·말·말

[뉴스천지=백하나 기자] 구제역이 강화군을 넘어 김포, 충주까지 급습한 가운데 정부가 이렇다 할 역학관계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어 축산농민들의 불신이 계속되고 있다.

보건당국은 최초로 구제역이 발생한 강화군 선원면 금월리 이모 씨가 중국에 여행을 다녀와 구제역을 감염시켰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일부 주민은 믿지 않는 분위기이다.

이 씨가 중국을 여행해서 구제역을 옮겼다는 정부 말에 대해 선원면 금월리 방희열 이장은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강화 일대는 중국여행을 많이 가는데 하필 이 씨만 걸리느냐. 또 중국에 여행하러 간 사람이 중국 농장을 방문했을 리는 없지 않느냐”며 “아무래도 강화군이 중국하고 가까워 공기 중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강화군 선원면 금월리에서 3년간 소를 키웠다던 한 농민은 입장이 달랐다. 그는 “사람 때문이 아니라 바람 때문이라면 구제역이 먼 바닷길을 지나올 가능성도 희박하고 더군다나 구제역이 중국에 갔다 온 농가에 떨어질 확률은 더욱 낮다”는 것이다. 그는 “차라리 원인이 사람 때문이어야 한다”며 “구제역의 원인이 바람이라면 언제 날아올지 모르는데 무서워서 누가 소를 키우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같은 여론에 대해 이 씨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22일 이 씨와의 전화통화에서 그의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이 씨는 자신이 중국 하남성 장가게를 관광차 다녀온 것이 맞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3월 8일~11일 중국 관광을 다녀왔는데 보름 이상 지나서야 구제역이 발생한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신이 8일 신고를 한 후 동시에 9~10일 냉정리와 삼성리에 구제역이 발생한 점도 의아스러운 부분이라고 털어놨다.

더불어 이 씨는 현재 구제역 사태가 마치 자신 때문인 것처럼 보도되는 것에 대해선 “속상한 부분이 많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사정을 아는 사람들이야 자신의 입장을 이해를 해주지만 모르는 사람들이 더 얘기를 만들어내니 밖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안 생긴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구제역이 옷이나 신발에 묻을 경우 잠복기가 최대 100일일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을 통한 감염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꼭 사람 때문이라고 볼 순 없지만 외국에서 바람을 통한 감염사례도 보고된 바 있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특히 “축산농민들이 구제역 사실을 숨기면 역학조사가 더욱 어려워진다”며 “조속한 대처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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