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희윤 행복한통일로 대표/을지대 겸임교수 

 

필자에게 있어 통일은 단순히 한반도의 영토와 국민을 통합하는 의미를 넘어선다. 그것은 나를 비롯한 한민족 모든 구성원의 의식의 혁명이며, 나아가 습관처럼 익숙해져있던 모든 그릇된 관습, 제도, 사고, 개념 등등의 일대 변혁을 뜻한다.

그래서 필자는 지금까지 통일운동을 해오면서 늘 나름의 세상을 꿈꾸며 살아왔다. 일찍이 민족의 선각자 도산 안창호 선생은 이런 말씀을 하셨다. “그대는 나라를 사랑하는가, 그러면 먼저 그대가 건전한 인격이 되어라”고 말이다. 학창시절 이 말씀의 의미가 뭔지를 참 많이 고민했었다. 그리고 학생운동을 경험하며 옥중에서도 필자의 고민은 계속됐다.

사회에 복귀한 후 한번은 목욕탕을 갔던 경험이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과도 별반 차이가 없는 목욕탕의 전경이지만,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것은 아직도 수도꼭지 하나 제대로 잠그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몰라서 그럴 수도 있고 미처 경황이 없어 그럴 수도 있겠지만, 필자는 여전히 옆의 샤워기가 켜져 있으면 비누칠한 눈으로도 지나치지 않고 다가가 수도꼭지를 잠근다. 

그리고 차를 운전할 때 거의 다급한 순간이 아니면 깜빡이 넣는 것을 빠뜨린 적이 없으며, 차 창문을 열고 침을 뱉거나 쓰레기를 툭 던지지도 않는다.

물론 담배를 피우지 않기 때문에 길거리에 담배꽁초를 던지는 일도 없고 담배껍질(비닐포장지)을 아무렇게나 버리는 일도 하지 않는다. 필자가 그렇게 도덕적 인간은 아니지만, 도산 선생이 말씀하신 건전한 인격이라는 것이 그리 멀리 있지 않고 바로 나의 습관부터 바꿔가는 것이라는 펑범한 진리를 깨달았다고나 할까.

의식의 대변혁만이 통일한반도를 더 좋은 나라로 만들어줄 것이라는 확신 하에 필자는 우리사회가 이렇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늘 가지고 살아간다.

첫째, 청년들이 어르신들의 노후를 먼저 걱정해주는 그런 세상 말이다.

자신들은 일자리가 부족해 취준생의 늪에서 허덕이면서도 오늘날 기적의 대한민국을 만들어주신 그분들의 건강과 편안한 노후가 되기를 먼저 바랄 수는 없을까….

둘째, 우리 어르신들이 청년들의 일자리를 먼저 걱정해주는 그런 세상 말이다.  

결국 인생이란 내리사랑인데 가뜩이나 고령화 사회로 혈세부담에 힘겨워하는 청년세대들이 더 자랑스러운 나라에서 안정되게 살게끔 배려할 수는 없을까….

셋째, 노동자나 알바생들이 자신의 권리 외에 기업과 가게가 살아야 자신도 노조도 살 수 있다는 공동의 의무를 다하려는 참 노동의 그런 세상 말이다.

넷째, 기업주·고용주가 노동자와 알바생들이 있기에 자신의 사업과 기업이 유지된다고 확신하고 그들의 복지와 안전을 위해 내 자식처럼 아끼려는 그런 세상 말이다.

다섯째, 온갖 것을 모두 누리며 사는 우리와 비교하여,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는 북한노예주민들을 위해, 통일기부금 한푼이라도 내놓을 수 있는 그런 세상 말이다.

북한의 솔제니친인 반디 선생이 목숨으로 밝히려는 어둠과 노예의 땅에서 신음하는 북한주민들과 함께 이런 세상을 바라는 것은 불가능할까, 하긴 요즘 돌아가는 대한민국의 정치행태를 보면 암담한 게 사실이지만, 이런 세상을 꿈꾸는 것이 나에게 있어 진정한 통일이라 믿기에 오늘도 필자는 행복한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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