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지도자 사살된지 5일만에 대규모 테러
정국 혼란과 맞물려 치안 악화 우려

(두바이=연합뉴스) 이라크에서 23일 연쇄 폭탄 공격이 발생, 모두 64명이 숨졌다고 이라크 내무부가 밝혔다.

이날 무장세력의 폭탄 공격은 이라크 알-카에다 지도자 2명이 정부군에 의해 사살당한지 5일만에 발생한 것이어서 알-카에다의 보복 공격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라크 내무부는 이날 수도 바그다드에서만 10여 건의 폭탄 공격으로 모두 56명이 숨졌다고 밝혔다고 AP, AFP통신 등 주요 외신이 전했다.

반미 강경 시아파 무크타다 알-사드르 정파의 정당사무소 인근과 사드르 시티 내 시장에서 발생한 2건의 폭탄 공격으로 39명이 숨졌고, 바그다드 알-아민 지역의 시아파 사원 인근에서도 차량 폭탄 공격으로 11명이 숨졌다.

압델 하디 알-찰라비 사원에서도 폭탄 적재 차량이 폭발, 5명이 숨졌다.

서부 안바르 주에서는 테러 사건을 주로 다루는 판사의 집 등 4곳에서 폭탄이 터져 8명이 숨졌다.

이날 무장세력의 공격은 아부 아유브 알-마스리와 아부 오마르 알-바그다디 등 이라크 알-카에다 지도자 2명이 지난 18일 정부군의 공격을 받고 숨진지 5일만에 발생한 것이다.

이라크 정부와 전문가들은 이날 공격이 알-카에다의 보복 공격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바그다드 보안당국 대변인 카심 알-무사위 소장은 폭탄공격 장소가 대부분 시아파 밀집 거주 지역인 점을 들어 "알-카에다의 복수로 보인다"며 "이런 테러 행위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바그다드 대학의 하미드 파델 교수는 "이날 공격은 알-카에다가 특정 지도자의 사망과 관계 없이 건재하다는 메시지를 이라크 정부와 전 세계에 전하기 위한 것으로 보복 공격 성격이 짙다고 본다"고 밝혔다.

알-카에다의 보복 공격은 정국 혼란과 맞물려 이라크의 치안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전망이다.

이라크는 지난달 7일 총선을 치렀지만 누리 알-말리키 현 총리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 결국 바그다드 지역 투표함을 대상으로 한 수작업 재검표를 앞두고 있다.

수니파 정파가 대거 포함된 정당연맹체 `이라키야'가 말리키 총리의 `법치국가연합'를 불과 2석 차이로 앞서고 있는 상황이어서 재검표 결과에 따라 1, 2위 정당이 뒤바뀔 수도 있다.

총선 결과가 뒤집어질 경우 시아파 현 정부에 불만이 팽배한 수니파 무장세력의 무력 투쟁 강도가 더욱 거세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