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시계는 점점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우리가 뽑아야 할 대통령 즉, 이 나라를 책임질 인물은 누구여야 할까. 이 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여론조사에서 전에 없이 ‘반드시 투표 하겠다’가 90%에 육박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이 뽑은 대통령을 자신의 손으로 버릴 수밖에 없었던 가슴 아픈 역사를 우리 손으로 썼으니, 다시는 그와 같이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 하지 말아야겠다는 각오는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리더란 도대체 어떤 인물이어야 할까. 원론적으로 리더는 군자의 덕목에서 찾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바로 군자다. 그래서 리더 곧 군자에 대해 익히 공자는 ‘군자삼면(君子三面)’을 말해 왔다. 모름지기 군자는 위엄이 있어야 하고, 그 위엄 속에는 따뜻함이 있어야 하고, 그 위엄과 따뜻함과 함께 중요한 것은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식견과 안목으로 많은 사람들을 설명하고 설득할 수 있는 실력과 언변을 가지고 있어서 모두가 그를 신뢰하며 따르게 될 때, 비로소 군자가 된다. 예부터 우리나라를 보고 ‘군자의 나라’라 했다면, 이 어지러운 시대에 그야말로 하늘이 정한 군자가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도 이 기회에 가져보면 어떨까.

나아가 원론적인 측면을 넘어 복잡하고 다양성이 만연한 현실을 이끌어 갈 적임자는 어떤 인물이어야 할까. 국내외적으로 복잡한 현실을 지혜롭게 극복·해결하고, 뿐만 아니라 리드해 나갈 수 있는 인물 말이다.

무엇보다도 어지러운 지구촌, 나아가 그 중심에 있는 실타래같이 꼬인 한반도의 현실을 풀어나갈 적임자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고 절실하다.

잠시 유망 대선 주자들의 면면을 살짝 들여다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위에서 살펴본 내용에 그다지 부합하다고 여겨질 만한 인물은 잘 보이질 않는다. 아직도 부동층이 20%가 넘는 이유가 아마 이 같은 연유에서가 아닐까. 어떤 이는 입으로는 통합을 말하지만 내면으로는 양극화를 유도하고, 어떤 이는 분명한 지도자로서의 철학이 없이 그저 수박 겉핥기식의 통치 스타일을 예견하게 하고, 어떤 이는 정책보다는 인기몰이에 몰두해 있고, 어떤 이는 지식은 있으나 지혜가 없어 분열만 야기할 것 같고, 어떤 이는 지나친 이념이 절대 다수의 국민으로부터 이질감을 갖게 하는 등 국민들을 만족시킬 만한 지도자는 눈에 잘 들어오질 않는 게 솔직한 현실이다.

이제 우리 국민은 국정농단과 탄핵의 후유증, 남북관계, 깊어질 대로 깊어진 양극화 현상, 청년 일자리, 주변국들과의 외교마찰을 포함한 외교문제, 외교문제를 넘어 역사와 영토문제, 검찰과 언론과 기업과 종교 등 뿌리 깊은 유착관계, 서민 복지를 포함한 서민 경제 정책 등 수많은 난제들을 어떠한 인재를 등용해 어떻게 슬기롭게 헤쳐 나갈 것인가에 대해 국민 모두는 감시자가 되는 동시에 협력자와 동반자가 돼야 하고, 나아가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에 대해 숙고해야만 할 것이다.

나라 안팎의 우환(憂患)을 동시에 맞은 이 나라의 현실, 내적으로는 국민을 총화로 이끌어 외부로부터의 우환을 이길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이 시대를 무엇에다 비유할꼬!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다고나 할까. 현 시대와 상황이 럭비공 같다면, 당연히 럭비공 같은 지도자들이 나타났기 때문일 게다. 럭비공이 갖는 상징성은 바로 ‘예측불가능’이다. 어쩌면 이 혼돈의 시대에 가장 걸맞은 지도자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그리고 지구촌은 그 럭비공과 같고 돈키호테와 같고 미치광이와 같은 지도자들의 입과 행동에 주파수를 맞추고 오늘은 또 내일은 어떤 말과 어떤 일이 벌어질까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 있다. 마치 흥행가도를 달리는 비현실 영화의 한 편을 보고 있는 듯 착각마저 들게 한다.

사드 배치에 이어 사드 비용부담이라는 예고 없이 날아온 기습펀치는 중심축을 잃고 방황하는 한국 정부와 국민들에게 있어서는 마치 ‘멍 때리기 대회’에 출전할 선수를 훈련시키는 격이 됐고, 이 같은 얄팍한 펀치는 미군 주둔 비용을 상향하기 위한 치밀한 전략의 일환이었으며, 나아가 미국산 무기구입을 요구하기 위한 계산에서라는 점은 쉽게 읽히는 한 수다. 한미FTA 재협상 혹은 중지 등 일련의 잽(a jab)들은 한국을 은근히 압박하면서 트럼프 정부 출범 시 제시했던 ‘미국우선주의’라는 공약의 실행이며, 트럼프의 사업술이 반영된 독특한 통치 철학의 단면이기도 하다. “미국이 우리의 우방이 맞는가?”라는 기사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트럼프식 정치 스타일에 적응이 안 된 세계는 순식간에 방향을 잃고 오히려 그의 움직임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그리고 그는 “자신에 대해 너무 알려고 하지 말라”며 한국은 물론 세계를 향해 조롱 섞인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서양의 럭비공이 있다면 동양에도 럭비공이 있다. ‘강대 강’이란 말처럼,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말처럼, 트럼프의 의도든 우연이든 좌충우돌식 통치 스타일이 김정은에게는 전혀 먹히지 않고 있다. 마치 비웃기라도 하듯 맞장구를 쳐 가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북한의 꼬마 녀석이 매우 영리하다”고 한 발언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바로 이러한 현실이 그야말로 예측할 수 없는 재앙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될 것 같다. 그야말로 불장난이 가져올 인류의 참극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해 보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2017년 19대 대통령 선거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대통령은 하늘이 내리지만, 그 하늘은 곧 백성이고, 그 백성이 이 나라 미래 즉, 인류 역사상 가장 복잡한 시대를 이끌어 갈 지도자를 뽑는다는 점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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