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호랑이 장가가는 날’인가 보다. 23일 낮 한때 양은 적었지만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쳤다. 마른하늘에 날벼락, 햇볕은 짱짱한데 비가 내리는 날, 이런 날을 두고 사람들은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라고 한다.

한쪽 하늘에선 장대비가 쏟아지는데 한쪽은 햇빛이 쨍쨍한 경우를 가끔씩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현상을 우리 민족은 재미있는 말로 표현했다.

‘호랑이 장가가는 날’ ‘여우 시집가는 날’ 등과 같은 말이 있다. 사전적으로 ‘여우비’라고 하고, 전문 기상용어로는 ‘천루(天漏)’라는 현상이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호랑이를 남자의 우월한 남성상, 여우를 간교하고 꾀 많은 여성상으로 표현을 했다. 그래서 다양한 설화가 내려오고 있는데 그 중 가장 잘 알려진 설화가 ‘구름과 여우가 사랑을 하던 중 여우가 호랑이에게 시집을 가게 되고 그래서 구름이 흘린 눈물이 비가 됐다’는 설화이다.

또한 문화마다 부르는 명칭이 다른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네덜란드와 헝가리에서는 ‘악마가 마누라를 두들겨 패고 있다(The devil is beating his wife)’고 말한다. 미국 남부 테네시 지역에서는 ‘악마가 마누라와 키스하고 있다(The devil is kissing his wife)’, 독일에서는 ‘악마가 지역 파티를 열고 있다(The devil is having a parish fair)’고 말하기도 한다.

아랍권에서는 ‘쥐가 결혼하는 날(The rats are getting married)’이라고 말하고 불가리아에서는 ‘곰이 결혼하는 날(The bear is getting married)’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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