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벽화 봉사자들이 ‘We want peace’라는 문구가 담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제공: 신천지자원봉사단 광주지부)

하나로 묶는 붓질의 힘… “신천지는 이웃입니다”

[천지일보 광주=박준성 기자] 신천지자원봉사단 광주·송하지부는 지난달 30일 광주시 북구 우치로 172번길에 ‘색이 하나 되는 담벼락 이야기5(이하 담벼락 이야기)’를 주제로 벽화 봉사활동을 펼쳤다고 1일 밝혔다.

이번 활동은 주민들의 요청으로 70m 벽화 거리를 만들기 위해 작년에 시작한 것으로 올해 총 50m의 벽화를 완성했다.

‘담벼락 이야기’는 광주·송하지부 자원봉사자와 더불어 단체장, 외국인 근로자, 새터민, 어린이 등 100여명이 참여해 4일 동안 그림으로 평화 이야기를 풀어냈다.

회색의 콘크리트 담벼락에 만국기와 꽃, 지구촌 사람과 새들이 찾아들고 흥부와 놀부, 시원한 바닷속 생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져 생기 넘치는 골목으로 변신했다.

한 사람 한 사람 정성을 다한 붓질로 아름다운 그림이 탄생하고, 평화 이야기가 담긴 이 벽화는 동네에 평화를 가져오는 놀라운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곳은 신천지광주교회 인근 지역으로 주민들은 그동안 신천지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편견이 많았으나 지난해부터 벽화 봉사를 통해 오해가 해소되며 친근한 이웃으로 바뀌고 있다.

한 주민은 “이 골목 첫 집이 우리 집인데 작년에 벽화 신청을 안 해서 그간 늘 착잡한 마음이 있었다”면서 “이제 우리 집 담벼락에도 그림이 그려지니 골목이 더 환해지고 기분이 좋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또 “옛날에는 신천지교회에 대해 나쁘게 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지만 지금은 가까이서 보니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았다”면서 “오히려 이웃들이 부러워하며 자기도 벽화를 그려달라고 해야겠다면서 아우성"이라며 직접 탄 커피를 건넸다.

한 상가 주민은 가게 문까지 벽화를 그려준 것에 감사해하며 혹 공사나 보수가 들어갈 경우 미리 신천지교회에 문의를 해 벽화를 보존하는데 힘을 보태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이날 박진 국제한국장애인미술협회 대표는 “사람과 사람이 어울려 사는 것이 작은 평화의 하나”라며 “다양한 사람이 모여 웃으면서 그림을 그리는 이 골목 안이 평화의 세계”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이 벽화 봉사에 직접 참여하며 재능기부를 했고 올해는 그려지는 그림들에 대한 코치 역할을 맡아 도움을 줬다.

벽화 봉사에 참여한 외국인 근로자 산지와(36, 스리랑카)씨는 “여러 나라 친구들과 함께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그림을 그리니 기분이 좋다”며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있다면 한국에 와서 받은 사랑을 봉사로 되돌려주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또 한국에 온 지 7년 된 새터민 한수민(35, 여)씨는 “그림 속에 ‘We want peace'라는 글을 보고 하루빨리 남북이 통일된 평화의 세계가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그 평화의 세계를 아들 주영이에게 물려주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신천지자원봉사단 광주·송하지부는 광주 북구 우치로 일대 남은 거리에도 내년까지 벽화 봉사를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한 봉사자가 웃으면서 벽화 그리기에 임하고 있다. (제공: 신천지자원봉사단 광주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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