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민아·김빛이나 기자] 국정농단 사태로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촛불집회는 새로운 민주주의를 구현했다는 평가와 함께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비폭력 평화 시위를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선 전 마지막 23차 촛불집회를 앞두고 1~22차에 걸쳐 이어진 촛불집회 현장을 조명해본다.

◆1차 촛불집회. 거리로 나온 시민들

▲ 민중총궐기 투쟁본부가 지난해 10월 29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대규모 1차 촛불집회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_박근혜 시민 촛불’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최순실씨가 박근혜 정권의 ‘비선 실세’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난해 10월 29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주최로 1차 촛불집회로 불리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렸다. 당초 참석 예상인원은 3000~4000명 수준이었으나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3만여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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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촛불집회. 광화문광장에 집결한 분노한 민심

▲ 지난해 11월 5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 퇴진 및 하야를 촉구하는 대규모 2차 촛불집회가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렸다. 시민이 구호를 외치며 피켓을 흔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지난해 11월 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으로 장소를 옮긴 2차 촛불집회에는 가족이나 연인 등 다양한 계층의 시민 10만여명이 양손에 ‘박근혜 퇴진’ ‘이게 나라냐’ ‘하야하라 박근혜’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과 촛불을 들고 자리를 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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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촛불집회. 2000년대 들어 최대 규모

▲ 지난해 11월 12일 열린 3차 광화문 촛불집회. ⓒ천지일보(뉴스천지)

지난해 11월 12일 3차 촛불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00만명의 시민들이 광화문광장에 모였다. 이는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70만명을 넘어 2000년대 들어 ‘최대’ 규모라는 기록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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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촛불집회. 촛불은 계속된다… LED촛불 등장

김진태 당시 새누리당 의원의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는 발언에 지난해 11월 19일 촛불집회에는 LED촛불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박 전 대통령 지지 단체인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서울역 광장에서 집회를 시작하면서 충돌 우려가 나오기도 했지만, 집회 참석자들이 평화집회 기조를 유지하면서 성숙한 시민의식과 시위문화가 조명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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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촛불집회. 한파 속 뜨거운 촛불민심

첫눈에 비까지 내린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월 26일 5차 촛불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50만명이 시민이 광화문광장에 집결했다. 이날은 청와대를 동·남·서쪽으로 포위하듯 에워싸는 ‘청와대 인간띠 잇기’가 처음으로 실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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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날씨에도 ‘훈훈’한 마음… 기부·후원 이어져

 

◆6차 촛불집회. “담화는 그만해라 담온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3차 대국민 담화에서 즉각 하야가 아닌 자신의 진퇴 문제를 국회에 넘기는 결정을 내리면서 지난해 12월 3일 6차 촛불집회에도 분노한 150만명의 시민이 광화문광장으로 쏟아져나왔다.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도 박 대통령의 4월 퇴진과 6월 조기 대선을 당론으로 정한 새누리당을 탄핵하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사상 최초로 청와대 100m 앞 효자치안센터까지 행진이 허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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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차 촛불집회. “탄핵소추안 가결, 이제 시작”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 다음날 열린 2016년 12월 10일 7차 촛불집회에 나온 시민들은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오기 전이라도 박 대통령이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외쳤다. 탄핵안 가결에 충격을 받은 보수단체의 맞불집회 규모가 커지기 시작했다.

밤하늘 밝힌 기쁨의 ‘폭죽’ … “우리가 원하는 건 완전한 승리”
헌재로 옮겨붙은 촛불… 박사모 맞불집회 예고 ‘충돌 우려’

 

◆8차 촛불집회. “헌재는 즉각 탄핵하라”

‘박근혜 퇴진’과 ‘국회의 탄핵안 가결 촉구’를 외치던 광화문광장의 구호는 ‘헌법재판소의 빠른 탄핵 인용’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퇴진’ 등으로 바뀌었다.

“빠른 탄핵안 처리·황교안 퇴진”… 달라진 구호 속 30만 운집

 

◆9차 촛불집회. “하야 크리스마스~”

성탄 전야인 2016년 12월 24일에도 촛불은 멈추지 않았다. 이날 집회는 성탄 전야에 맞춰 공연 등을 중심으로 한 축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산타 복장, 루돌프 사슴 머리띠 등을 착용하고 거리로 나와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내용으로 개사한 캐럴를 함께 불렀다.

“메리 하야 크리스마스”… 성탄절 전야 불밝힌 촛불
청문회로 성난 민심, ‘하야 성탄 전야제’로 승화시키다

 

◆10차 촛불집회. 송박영신, 2016년 마지막 촛불

▲ 10차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참가자들이 폭죽을 터뜨리며 자축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6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광화문광장은 송박영신(送朴迎新, 박근혜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을 다짐하려는 시민들로 가득찼다. 주최 측 추산 90만명의 시민들이 참가하며 촛불집회는 10차 만에 누적인원 1000만명을 넘어섰다.

올해 마지막 촛불 “새해엔 이 나라가 바로서길…”
“연인원 1000만명 달성”… 광화문은 축제 분위기

 

◆11차 촛불집회. 세월호 1000일 추모

지난 1월 7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2017년 첫 촛불집회는 세월호 참사 1000일을 추모하기 위한 행사로 준비됐다. 시민들은 ‘진실을 인양하라’ ‘새해 소망은 세월호 진실 규명’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이날 본집회에는 세월호 참사 생존자들이 무대에 올라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발언하기도 했다.

세월호 생존학생들 “미안해, 용기 내 싸우고 만나러 갈게”

 

◆12차 촛불집회. ‘최강한파’에도 광장 나온 시민들

영하 7도 아래로 기온이 떨어지며 ‘최강 한파’를 기록한 1월 14일 ‘즉각퇴진, 조기탄핵, 공작정치 주범과 재벌총수 구속’ 등을 외치며 집회가 진행됐다. 지난 11차 촛불집회 후 ‘내란사범 박근혜’ 등의 글을 남기고 분신한 고(故) 정원 스님의 시민사회장과 추모식도 함께 진행됐다.

강추위 속 10만명 모인 12차 촛불집회… “바른 나라 물려주고파”

 

◆13차 촛불집회. 함박 눈 속에서도 “박근혜 구속”

▲ 눈이 펑펑 내리는 영화의 날씨에도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제13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구속된 직후 열린 1월 21일 13차 촛불집회에서는 재벌총수 구속 촉구와 함께 블랙리스트 규탄 목소리가 강했다. 함박눈이 내리는 영하의 날씨였지만 주최 측 추산 32만명의 시민이 광장에 나왔다.

함박눈 속 13차 촛불집회 ‘재벌 구속’ 촉구 vs 맞불 ‘탄핵무효’

 

◆14차 촛불집회. 설 연휴 이후 첫 집회

2016년 10월 29일 첫 집회 이후 설 연휴에 처음으로 한 주 쉬고서 열린 14차 촛불집회서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압수수색영장 집행을 청와대가 불승인해 영장 집행이 불발되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특검의 압수수색 협조 요청을 사실상 거부한 직후여서 이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2월엔 탄핵하라”

 

◆15차 촛불집회. ‘퇴진’ 보름달 뜬 광화문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막바지를 향해 치닫는 가운데 2월 11일 열린 15차 촛불집회 참석자들은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탄핵 결정과 2월 28일 종료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연장을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정월대보름에 맞춰 ‘퇴진’이라고 적힌 라이트 벌룬이 공중에 떠올랐다.

정월대보름에 떠오른 ‘탄핵 보름달’ 등…자체집계 70만명 참석

 

◆16차 촛불집회. “이재용 구속은 당연한 결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이 이뤄지고,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특검 수사가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2월 18일 열린 16차 촛불집회에서는 이 부회장 구속의 의미를 짚고,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박 대통령의 조속한 탄핵과 특검 수사기간 연장을 요구하는 여론이 광장을 채웠다.

‘촛불-태극기’ 대결… 한층 가열되는 탄핵 찬반집회

 

◆17차 촛불집회. 박근혜 前 대통령 취임 4주년에 열린 집회 ‘100만 인파’

▲ 지난 2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7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에 참석한 이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박근혜 대통령 취임 4주년을 맞은 25일 서울 도심에서 박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제17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3월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가 가까워지면서 신속한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집회 참가자들의 수가 점점 늘어나 이날은 100만명(주최 측 추산)의 인파가 운집했다.

다시 뜨거워지는 촛불… 광화문 100만명 인파 운집

 

◆18차 촛불집회. 3.1절에 열린 집회… 노란리본 단 태극기 등장

제98주년 3.1절인 1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빗속에서도 노란리본을 단 태극기와 촛불을 들고 광화문광장에 모였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박근혜 구속 만세! 탄핵인용 만세! 황교안 퇴진! 3·1절 맞이 박근혜 퇴진 18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열었다. 퇴진행동은 촛불 민심을 수용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과, 박영수 특별검사 수사기간 연장을 거부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퇴진을 요구했다.

3.1절 대규모 촛불집회 “박근혜 구속 만세! 탄핵인용 만세!”

 

◆19차 촛불집회. “박근혜 없는 3월, 그래야 봄이다”

3월의 첫째 주 주말인 4일 열린 19차 촛불집회는 ‘박근혜 없는 3월, 그래야 봄이다’를 표어로 진행됐다. 집회 참가자들은 “민심에 따라 헌재도 (탄핵 인용을) 결정해 주리라고 믿는다”며 당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간 문화·예술인, 개성공단입주기업가, 사드반대자,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인권 지킴이)’ 등 다양한 목소리의 시민이 모였다.

[현장] “탄핵 인용 반드시 돼야… 사드 배치는 불법”

 

◆20차 촛불집회. ‘촛불의 승리’ 탄핵인용 자축 집회

▲ 지난 3월 11일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주최로 열린 20차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에 대해 폭죽을 터트리며 환영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박 대통령 파면 후 지난 3월 4일 열린 20차 촛불집회는 승리를 자축하면서도 이번 사건으로 드러난 대한민국의 적폐를 청산하는 데 다시 힘을 모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본 집회 시작 전부터 광화문광장에 모이기 시작한 시민들은 ‘같이 꽃길 걸어요!’라는 문구가 적힌 박근혜 탄핵기념 촛불시민 포토존에서 기념사진을 찍기는 등 밝은 얼굴로 승리를 자축했다. 집회 마지막 순서에는 폭죽을 터트리며 축제 분위를 만들었다.

“촛불의 승리… 적폐청산까지 촛불 끄지 않는다”
[르포] “탄핵, 너무 기뻐요”… 광장에 찾아온 진정한 봄

 

◆21차 촛불집회. 박근혜 前 대통령 구속과 세월호 진상규명 촉구

지난 3월 25일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멈췄던 촛불집회가 2주 만에 다시 열렸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을 주장했다. 3년 만에 세월호 선체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상황에서 이들은 ‘촛불은 멈추지 않는다. 박근혜 구속! 황교안 퇴진! 공범자 처벌! 사드 철회!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21차 범국민행동의 날’을 진행했다.

2주만에 재개된 촛불집회, 朴 구속과 세월호 진상규명 촉구

 

◆22차 촛불집회. 세월호 참사 3주기 앞두고 “미수습자 수습하고 진상규명”

▲ 세월호 참사 3주기 전날인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세월호 참사 3주년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있다. 이후 22차 촛불집회가 이어졌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세월호 참사 3주기’를 하루 앞두고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3주 만에 촛불이 다시 켜졌다. 그동안 주말 촛불집회를 주도해 온 퇴진행동은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3주기 22차 범국민행동의날’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미수습자 철저한 수습, 선체 조사 등을 요구했다.

“잊지 않을게” 세월호 3주기 광화문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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