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6일 워싱턴 미국 내무부에서 연설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가장 비생산적이고 떠들썩”
경제분야서는 후한 평가도

[천지일보=이솜 기자] ‘No ordinary presidency(평범하지 않은 대통령직).’

29일(현지시간) 취임 100일을 맞이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국 방송 CNN의 보도 제목(28일)이다.

그야말로 파격과 혼란의 시간이었다.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지난 1월 20일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형태의 대통령직을 수행한다”는 자평처럼 역대 어느 미국 대통령도 밟지 않은 전인미답의 길로 나서고 있다.

29일 연합뉴스와 뉴시스 등에 따르면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100일에 대해 ‘최악’의 평가를 내리고 있다.

▲ 29일 미국 방송 CNN이 ‘트럼프의 떠들썩한 100일’이라는 제목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100일을 평가했다. (출처: CNN 홈페이지 캡처)

뉴욕타임스(NYT)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만큼 말 바꾸기로 일관한 시간”이라고 혹평을 했으며, CNN방송은 “엄포와 연막 속에 맞는 첫 100일”, 폴리티코는 “부정적인 평가인 D와 F를 준 사람들이 각각 13%와 24%를 차지했다”라고 평했다.

미 일간 USA투데이도 “현대 미국 대통령 중 가장 비생산적이고 가장 떠들썩한 대통령”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평가가 나오는 이유 중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100일간 2차 세계 대전 이후 역대 미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 중 가장 많은 32건을 서명했기 때문이다. 특히 오바마 전 대통령이 같은 기간 19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11개 행정명령에 서명했던 것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만도 하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당시 취임 100일내 38개 공약을 현실화 시키겠다고 공언했지만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38개 공약 중 현재 실제 정책에 반영된 것은 단 10개 뿐이다.

이마저도 입법을 통해서가 아니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등과 같은 행정명령을 통해 실현된 것들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부분 공약을 취임 후 버렸거나 신속하게 실현해 내지 못하고, 심지어 법원에 의해서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라고 WP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행정명령 의존·남발과 더불어 ‘과한’ 트위터 소통은 그의 행보가 ‘요란한 빈수레’라는 지적에 힘을 싣고 있다.

▲ 미국의 최장수 애니메이션 '심슨가족(Simpsons)'이 트럼프 미 대통령의 첫 100일을 패러디했다. (출처: 유튜브, KBS1)

USA투데이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100일을 앞두고 취임일인 1월 20일부터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까지 94일간 트위터 횟수를 집계한 결과 총 440회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리트윗을 제외하고 하루 평균 4.68회꼴이다.

다만 경제분야에서는 후한 평가도 나왔다. CNBC뉴스는 “지난 1월20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24일 현재까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5% 가까이 올랐다”면서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공화당 출신 대통령들의 첫 100일 성적 중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훌륭한 기록”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CNN과 여론조사기관 ORC가 지난 22∼25일(현지시간) 미국 성인 1009명을 전화 조사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44%,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4%로 나타났다.

지지율 44%는 미국에서 현대적인 여론조사를 시작한 이래 취임 100일 전후 신임 대통령 지지율로는 꼴찌라고 CNN은 설명했다. 기존 최저 기록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지지율(55%)보다도 11%포인트 낮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는 45%, 비호감도는 53%로 국정 지지율과 수치가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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