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28일(현지시간) 이틀 일정으로 이집트를 방문한다. 그는 이번 이집트를 방문해 압델 파타 엘 시시 대통령, 이슬람 수니파 이맘 셰이크 아흐메드 알타예브, 콥트정교회 지도자 타오드로스 2세를 만나고 카이로에서는 미사를 집전하며 소규모 천주교 공동체를 방문할 예정이다. 교황이 지난 2016년 5월23일 바티칸에 있는 사도 궁전에서 이슬람 수니파 이맘 셰이크 아흐메드 알타예브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28일(현지시간)부터 이틀 일정으로 이집트를 방문하는 가운데 극단주의 무장단체 IS 등 테러의 위협 속에서 교황의 경호를 위해 이집트 정부가 비상이 걸렸다.

27일 영국 더타임스, CNN 등 외신들은 교황이 28일부터 1박 2일간 이슬람 국가인 이집트를 방문, 수도 카이로에 위치한 알아즈하르 이슬람 연구센터에서 열리는 국제평화회의 등에 참석한다고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테러의 위협 속에서도 지난 1219년 십자군 원정 당시 이집트 술탄을 찾아갔던 성 프란치스코처럼 교황도 이집트를 방문한다고 전했다.

이집트 내 소수종단에 대한 테러가 심각하다. IS 등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들은 이집트 콥트 기독교도를 상대로 테러를 계속 벌이면서 종교 갈등을 확산시키고 있다. 종려주일인 지난 9일 이집트 북부 도시 탄타와 알렉산드리아에서 콥트교회 2곳이 폭탄테러의 대상돼 최소 45명이 숨지고 120명이 다쳤다.

교황청은 보안 우려를 일축하며 대변인 성명을 통해 교황이 모든 일정을 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렉 버크 교황청 대변인은 “안전 문제는 이집트뿐 아니라 어디서나 문제가 된다. 교황은 방탄 차량이 아닌 일반 차량으로 이동하고, 교황청은 추가 경호원을 보내지 않을 예정”이라며 “우리는 교황의 이집트 방문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모든 일정이 원활하게 진행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한국시간으로 29일 오전 수도 카이로에 도착해서 다음날 오후 출발하기 때문에 이집트에 오래 머물지는 않는다. 그는 짧은 일정동안 엘 시시 대통령과 이슬람 수니파 이맘 셰이크 아흐메드 알타예브, 콥트정교회 지도자 타오드로스 2세를 만나고 카이로에선 미사를 집전하며 소규모 천주교 공동체를 방문할 예정이다.

교황 방문 일정을 조율한 가브리엘 사이드 레이놀즈 교수는 CNN에 “교황은 무슬림과 가톨릭신도 간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교황의 이집트 방문은) 이슬람 국가에 사는 종교 소수자들뿐 아니라 평화·관용·공존을 증진하는 사회적 사명이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이집트 정부는 17년 만의 교황 방문에 경계 태세를 극도로 강화하고 있다. 바티칸 대사관이 있는 나일 강 게지라섬 북부 자말렉 일대 도로를 모두 비우라고 명령한 상태다. 주변 거주민들에게 교황이 방문하는 이틀 동안 차량을 치우고, 상점문도 닫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행인을 일일이 검문하고 집집마다 수색하고 있다.

이집트 내무부는 “카이로 전역과 교황 보안팀에 추가 병력을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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