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그룹 서울 삼성동 옛 한전부지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축 계획 조감도. (사진제공: 서울시)

봉은사 대책위 “서울시와의 협의에 적극 나설 것”

[천지일보=차은경 기자] 봉은사 근처 한전부지에 지어질 현대차 신사옥 GBC를 두고 갈등을 빚었던 조계종과 서울시가 실무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하면서 원만한 합의를 이뤄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계종은 GBC가 조성될 한전부지에 대해 정부가 1970년 불법적인 과정을 통해 봉은사 소유 토지를 강탈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부지를 환수해달라고 반발해왔다. 그러다 최근 조계종은 입장을 선회해 GBC가 봉은사의 역사문화수행환경을 파괴할 것이라는 입장을 펼치기 시작했다. 조계종은 서울시가 사업 인허가를 내줄 경우 ‘박원순 서울시장 주민소환운동’까지 벌이겠다고 선언하며 건립 반대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 봉은사 역사문화환경 보존 대책위원회가 지난해 10월 13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한전부지 졸속행정 재벌 특혜 개발 저지 및 봉은사 역사문화수행환경 보존 기원법회’를 열었다. 4일 후 조계종은 서울시가 GBC사업 인허가를 내줄 경우 ‘박원순 서울시장 주민소환운동’까지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현대차 측 GBC환경영향평가 초안이 발표된 후에도 강남구가 주민공청회를 개최했지만, 이들은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 21일 ‘조계종 봉은사 역사문화환경 보존 대책위원회(봉은사 대책위)’가 개최한 공청회에서 조계종과 현대차·서울시는 각자 한걸음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다.

▲ 21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한전부지 개발과 봉은사 역사문화환경 보존 과제’를 주제로 공청회가 열렸다. 스님들이 발제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이날 공청회에는 조계종과 현대차·서울시 관계자가 각각 참석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공청회가 개최된 지 5일 만인 26일 봉은사 대책위는 26일 공동위원장 지현스님과 원명스님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서울시와의 합의에 따라 27일부로 서울광장에 설치한 정진법당의 기도정진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봉은사 대책위는 입장문을 통해 “지난해 3월 23일 이곳 시청 서울광장에서 1만여명이 동참한 한전부지 환수 기원법회를 시작으로 정진법당의 기도정진을 개원했다”며 “(그러나) 봉은사 역사문화수행환경 보존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서울시와의 합의에 따라 401일 만에 잠정 중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봉은사 대책위는 “최근 서울시와 사전협의 끝에 지난 17일 실무협의체를 구성키로 합의했으며 봉은사 역사문화환경 보존대책 수립을 위한 사업협의, 현대자동차 GBC 건립과 관련한 의견을 비롯해 우호적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제반 사업협의 등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봉은사 대책위는 “우리 종단과 봉은사 대책위는 정진법당의 기도정진이 오늘부로 잠정 중단되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모든 역량을 다시 모아 봉은사 역사문화수행환경 보존을 위해 더욱 용맹정진할 것”이라며 “천년 문화유산과 역사문화환경이 온전히 보존돼 후손에게 전해지도록 역사적 소명을 갖고 서울시와의 협의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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