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 (출처: 뉴시스)

“과학 성장과 기술적 진보가 평등·사회결속 부르면 멋진 일”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계 지식 콘서트로 불리는 테드(TED)에 깜짝 출연해 인류애를 기반으로 한 ‘온유의 혁명(revolution of tenderness)’을 촉구하고 나섰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2017년 연례 TED 컨퍼런스’를 통해 이 같은 영상메시지를 전했다.

교황은 과학자, 학자, 기술 혁신가, 금융 투자자, 문화계 인사 등으로 이루어진 청중들에게 ‘내’가 아닌 ‘우리’가 있을 때 “혁명이 시작된다. 온유의 혁명”을 촉구했다.

18분 분량의 짧은 연설에서 교황은 세계 지도자들에게 인류애와 애정을 기반으로 권력을 사용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당신의 권력이 클수록 사람들에 주는 영향이 크며 겸손하게 행동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인류애와 애정을 기반으로 권력을 쓰지 않으면 스스로와 주변 사람을 다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난민 사태의 해결점을 찾지 못하는 국제사회의 현실을 언급한 교황은 난민에 적대적인 미국과 유럽의 지도자를 향해서도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고통 속에 있는 이민자, 커다란 상처를 갖고 사는 수감자, 실직 상태에 놓인 젊은이를 연달아 거론하면서, 이민자 출신인 자신 역시 ‘버림받은 사람’ 중 하나일 수 있었다고도 말했다. 이어 “행복한 미래를 감히 꿈꾸지 못하는 사람이 많지만 우리가 외부 세계에 문을 연다면 모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교황은 기술 진보가 가져올 사회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지 않았다. 그는 “과학의 성장과 기술적 진보가 평등과 사회적 결속을 부른다면 얼마나 멋진 일이 되겠는가”라며 “저 멀리 떨어진 행성들을 탐험하는 데 취중하면서 주변의 형제자매들의 필요까지 재발견한다면 얼마나 대단한 일이겠는가”라고 인류애를 재차 강조했다. 반면 “일각에선 기술 진보로 인해 사람보다 상품을 중심부에 두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교황은 “우리 중 누구도 다른 사람들과 완전히 떨어진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섬이 될 수 없다”며 “모두와 함께 설 때에만 미래를 건설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테드 측은 “교황이 특정 단체나 집단을 위해 비디오 연설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드물지 않다. 그러나 국제 강연회에서 강연한 것은 처음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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