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성공회 제6대 서울교구장 이경호 주교. (출처: 연합뉴스)

“갈등·분열 벽을 넘어 평화의 사도 되도록 힘쓸 것”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대한성공회 신임 서울교구장으로 이경호(59) 주교가 공식 취임했다.

대한성공회는 25일 서울 정동 주교좌성당에서 열린 주교 서품 및 제6대 이경호 서울교구장 승좌식(취임식)을 거행했다. 5대 서울교구장인 김근상 주교가 임기 3개월을 앞두고 조기 사임함에 따라 이날 6대 서울교구장으로 이경호 주교가 취임한 것이다.

이번 승좌식에는 홍콩성공회 의장 주교인 폴 퀑 대주교, 영국성공회 피터버러교구 교구장 도널드 알리스터 주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조성암 대주교 등이 참석했다.

신임 이경호 주교는 취임사에서 “성공회는 초대교회부터 이어오는 복음의 정신 위에 지난 500년 동안 수많은 역사적 경험을 깊이 축적하며 믿음의 길을 세운 교회”라며 “전통과 사도적 신앙을 이어받은 성공회의 주교로서 우리 교회가 더욱 성공회다운 교회가 되도록 여러분과 함께 정성을 다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사회와 교회 안에서도 갈등과 분열의 벽이 높아만 가는데 저 역시 주님의 자녀이며 교회의 목자로서 평화의 사도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주교는 1987년 한신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실천신학을 전공했으며 1991년 대한성공회 성미카엘 신학원을 졸업한 뒤 1993년 사제품을 받았다.

◆ 대한성공회의 역사

1889년 11월 1일 조선교구 설립을 목적으로 고요한(Charles John Corfe) 주교가 영국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켄터베리 대주교로부터 주교 서품을 받는 것으로 대한성공회의 역사는 시작된다. 그는 주교서품을 받은 후 1890년 9월 29일 인천항에 도착해 서울과 경기도, 충청도 지방에서 복음 전파에 힘쓴다. 초기 선교사들은 토착화에 바탕을 두고 한국건축양식으로 성당들을 지었으며, 지금도 강화읍, 강화도 온수리, 진천, 청주 등에 남아 있다.

1923년경부터는 평안도와 황해도 지역에서도 선교사업이 활발히 전개됐다. 1914년에는 성직자 양성을 위한 성미가엘신학원(현 성공회대학교), 1925년에는 수도자를 위한 성가수녀회가 설립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1970년대부터 교회 개척에 힘을 쏟았고, 초기 선교의 정신을 이어받아 정신지체장애교육기관인 성베드로학교, 성직자양성기관인 성미가엘신학원(현 성공회대학교)가 계속해 설립됐다.

한국인이 처음으로 주교가 된 것은 해방된 지 20년이 흐른 후였다. 1965년 이천환 주교가 서품을 받고, 조선교구는 서울교구와 대전교구로 발전적 분할을 하면서 관구로 독립했다. 다시 1974년에 대전교구는 대전교구와 부산교구로 분할돼 대한성공회는 현재의 3교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전국에 100여개 교회, 약 5만명의 신자가 있으며 선교교육원을 통한 선교교육과 나눔의집을 통한 사회선교, 샬롬의집을 통한 이주노동자 사역 등에 열정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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