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수출물량 사상 최대치
반도체·디스플레이 수출 늘어
소비자심리도 반년만에 최고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우리나라의 수출물량이 지난달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23일 세계무역기구(WTO)가 발표한 1∼2월 수출액에서도 한국은 835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5.7%나 늘어 10대 수출대국 중에서는 증가세가 최고인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한국은 수출 호조로 세계 순위가 작년(연간) 8위에서 올해 들어 6위로 2계단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7년 3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량지수 잠정치는 151.26(2010=100)으로 작년 3월보다 4.9% 올랐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88년 이래 가장 높다. 종전 최고치는 작년 12월 145.41이며, 전년 동기대비 수출물량은 작년 11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했다.

한은 무역지수에서는 가격 조사가 어려운 선박, 무기류, 항공기, 예술품 등이 제외된다. 특히 수출물량 증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황의 영향을 받았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상품뿐 아니라 관련 기계 수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수출물량지수를 품목별로 보면 일반기계가 작년 3월보다 22.6% 급증했고 석탄 및 석유제품은 20.2% 늘었다. 정밀기기도 30.9% 늘었다.

3월 수출금액지수는 130.93으로 작년 동기보다 15.6% 올랐다. 석탄 및 석유제품(63.0%), 정밀기기(24.6%), 화학제품(22.1%), 일반기계(21.4%)의 상승 폭이 컸다. 수입물량도 5개월째 늘었다.

수출금액지수와 함께 수입물량지수도 덩달아 늘었다. 수입물량지수는 139.16으로 작년 3월보다 11.2% 올랐고 사상 최고치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상승률이 2012년 2월(15.3%) 이후 5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일반기계 수입물량이 54.3% 뛰었고 정밀기기(21.8%), 제1차 금속제품(21.2%), 수송장비(17.7%)도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일반기계 수입물량에는 반도체 관련된 설비투자가 많이 포함됐다. 입금액지수는 120.97로 1년 전보다 28.3% 상승했다.

지난달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내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50.61로 작년 같은 달보다 0.2% 올랐다. 상품 1단위를 수출한 대금(달러 기준)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가리키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99.57로 4.5% 떨어졌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100을 밑돌기는 2015년 8월(99.98)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이는 올해 국제유가가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편 수출 호조와 함께 소비자심리에도 봄기운이 활짝 퍼졌다. 한은이 25일 발표한 ‘2017년 4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2로 전월보다 4.5 포인트(p) 올랐다. 이는 작년 10월(102.0) 이후 6개월 만에 기록한 최고치다. 아울러 올해 2월부터 석 달 연속 올랐다.

이달 상승 폭은 2013년 10월(4.9p)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올해 1월(93.3)만 해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 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2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6개월 만에 100을 넘었다.

CCSI가 기준값(2003∼2016년 장기평균치)인 100을 넘으면 소비자들의 심리가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이라는 의미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18일 전국 도시의 22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고 2031가구가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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