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관위 주최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오른쪽)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왼쪽) 후보가 악수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당론-安 불일치 vs 모멘텀 찾기 어려워
박지원 “바른정당, 연대 제의해도 안 해”
홍준표 “安, 정체성 달라 단일화 어려워”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최근 지지율 정체에 빠진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TV 토론회 전략을 전면 수정하는 가운데 보수진영의 ‘3자 후보 단일화’ 공세에 직면하면서 큰 위기에 빠졌다.

25일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결과 브리핑에서 “좌파 패권세력의 집권을 저지하기 위해 3자 단일화를 포함한 모든 대책을 적극 강구하기로 했다”며 3자 단일화를 제안하기로 했다.

최근 계속되고 있는 지지율 정체와 TV 토론회에서의 연이은 실책 때문에 반전의 기회를 찾던 안 후보에게 3자 단일화는 ‘계륵(鷄肋)’과 같다.

안 후보는 현재 자강론을 주장하며 연대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안 후보가 자강론을 버리고 3자 단일화에 나설 경우 진보와 중도층의 이탈이 불가피하다. 안 후보가 표방하는 ‘새 정치’가 퇴색되면서 자신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는 문제도 있다. 또 국민의당의 친정이라 할 수 있는 호남 표심 이탈로 당 정체성이 무너질 가능성도 크다.

특히 안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자유한국당에 대해선 박근혜 정권 실패에 책임 있는 정당으로 비판했고, 한국당 홍준표 후보에 대해선 “무자격 후보”라며 함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지속해서 밝혀 온 만큼 단일화에 따른 역풍도 우려된다.

이런 상황에서 단일화를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가 커질 경우 후보와 당의 의견 불일치에 실망한 중도·진보 성향 지지층의 이탈 우려가 생긴다. 앞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와 관련해서도 당론과의 불일치 문제를 두고 다른 후보 측으로부터 계속 공격을 받아왔던 상황이었다.

반면 대선이 2주 안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단일화 카드 외엔 반전의 모멘텀을 만들기 쉽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3자 단일화를 추진했을 때 보수 지지층이 결집하고 또 반문 연대 구도가 만들어지면서 다자 구도가 아닌 양자 구도로 역전을 노려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독이 든 사과’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선택지다.

국민의당은 일단 내부 단속에 나섰다. 박지원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안 후보의 TV 토론 기조를 ‘개혁·통합·미래를 바라보는 정책 위주’로 정했다고 밝히면서 다른 당과 연대가 아닌 자강론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만일 바른정당에서 3자 단일화를 제안하더라도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 집(바른정당)의 일을 우리가 상관할 필요 없다. 우리는 그대로 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홍 후보는 “유 후보, 새누리당 조원진 후보, 통일한국당 남재준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하겠다”면서도 “안철수 후보는 이념과 정체성이 너무 달라서 단일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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