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대통령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오니 후보들과 각 정당의 유세전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거리의 대로변에는 대선 후보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나부끼고, 시내 곳곳마다 선거벽보가 지나가는 행인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또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꼼꼼하게 따져보고 소신 있게’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붙여 유권자들의 빠짐없는 투표를 계도하는 한편, 이번 선거에서는 ‘정책과 공약을 보고 투표하세요’ 문구로 집중 홍보하고 있는 중이다.

선관위에서는 유권자들이 지역, 이념 등에서 벗어나 한 차원 높은 선거를 바라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에 매우 어렵다. 유권자들은 당연히 후보자의 정책과 공약들을 꼼꼼히 따져보고, 또 재원대책이 마련돼 있는지를 충분히 알아본 뒤에 과연 어느 후보가 어려운 이 시기에 대한민국의 발전과 국민행복을 가져다줄 국가지도자인지 알고 투표해야 함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이번 대선의 특징은 실현가능한 합리적 정책 대결이라기보다는 당장에 잘 먹혀들어가고 있는 상대방 흠집 내기나 흑색선전 같은 네거티브 경쟁에 몰두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대선 전에 뛰어든 14명의 후보들과 소속 정당의 대선 지원단이 날마다 각종 브리핑과 논평을 쏟아내고 저마다 대한민국을 이끌 능력 있는 대통령감이라 하고 떠들고 있지만 그들이 내놓은 공약은 거의가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 한 후보가 기초연금 30만원 인상과 아동수당 10만원 신설을 공약하면 나머지 후보들도 같은 공약을 내게 되니 사실상 뚜렷하게 구별되는 특성 있는 공약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게다가 대선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보니 국민입장에서 본다면 대선 후보들은 ‘누워서 침 뱉는’ 꼴의 자해(自害)식 대응을 능사로 하고 있는 셈이다.

5개 원내정당에서 대선 후보가 확정된 지난 5일부터 23일까지 600건이 넘는 공식 브리핑 등을 했다. 이 가운데 3분의 2 정도는 상대에 대한 비방과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 제기였다. 아마 유리한 대선 국면을 조성하기 위해 경쟁 후보를 겨냥한 공격 비방이 앞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대선 후보들이 과거나 현재에 저질러진 악재에서 벗어나기 위해 말꼬리 잡기와 상대방에게 뒤집어씌우기 등이 반복되고 있는 현실에서 유권자들이 바라는 정책선거, 공약선거로 후보들 간 멋진 경쟁을 해달라는 국민 염원이 공염불이 될는지 두려운 선거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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