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를 향해 이미 항해 중인 것으로 알려졌던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CVN 70)는 이제 막 호주와 연합훈련을 마치고 동해 쪽으로 기수를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연합뉴스)

칼빈슨호, 25일께 동해 진입
핵실험 징후… 일촉즉발 위기
중국까지 강력 대북압박 가세
ICBM 과시로 수위 낮출 수도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북한 핵도발을 둘러싼 미국과 북한의 ‘치킨게임’이 운명의 한주를 맞았다. 북한군 창건 기념일인 25일을 앞두고 북한의 도발을 저지하려는 미국과,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핵무기 실전배치를 강행하려는 북한 간 신경전이 정점을 향해 가면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역시 고조되는 상황이다.

인도양에서 우리나라 해역으로 향하고 있는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인 칼빈슨호(CVN 70)는 북한 인민군 창건 85주년 기념일인 이날 한반도 동해에 진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호주를 방문 중인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의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칼빈슨호가 수일 내 동해에 도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산케이 신문은 23일 보도에서 칼빈슨 항모전단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사이의 술라웨시해를 항행했으며, 남중국해를 우회해 한반도 해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경우 군 창건일을 기념해 체제 선전 수단으로 6차 핵실험 또는 미사일 도발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되는 상황이다.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위성사진을 토대로 핵실험 징후가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도발 중지를 압박하기 위한 미국 핵항모 전력이 한반도에 투사되면서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북한의 선택이 주목된다. 북한이 25일 중대 도발을 강행할 경우 같은 날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와 28일 개최되는 유엔 안보리 장관급 북핵 회의에서는 강도 높은 대북제재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군사행동에 나선 미국은 물론 중국까지 초강력 대북 압박에 가세한 상황이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북한 6차 핵실험 시 대북 원유 공급을 축소하는 것과 함께 미국의 북핵 시설 선제타격 시 개입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전례 없는 강력한 대북 압박 조치에 북한은 지난 21일 중국을 겨냥 “파국적 후과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북한은 일단 미국과 중국 등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오히려 “수소탄으로부터 대륙간탄도로켓에 이르기까지 가질 것은 다 가지고 있다”며 강성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중국을 포함한 전방위 압박에 직면한 북한이 6차 핵실험보다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으로 도발 수위를 낮출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5차에 이르는 핵실험으로 핵 관련 중요 기술을 확보한 만큼 이를 실제 무기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ICBM 관련 기술력의 개선을 과시하는 차원에서 도발 수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 15일 김일성 생일 10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미사일을 포함한 ICBM세 종류를 선보인 바 있다.

일각에선 한미연합훈련이 종료되는 이달 말이나 5월 초에 도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한 핵무력이 미국 위협에 따른 자위적 조치라는 점을 강조하려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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