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송호수에 비친 나무들. ⓒ천지일보(뉴스천지)

국내 최초 호수순환 레일바이크
반짝이는 옥빛 호수 초록 나무
청둥오리, 백로 등 철새 관찰
서울 근교 지하철 1시간 거리
생태습지·테마과학관 교육의 장

[천지일보=강병용 기자] 푸른 새싹이 돋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봄. 지난 7일 서울역에서 지하철로 40여분 남짓 만에 목적지인 서울 근교 경기도 의왕레일파크에 도착했다. 수도권임에도 꽤나 규모 있는 자연생태습지가 자리해 있는 이곳은 미세먼지와 황사가 심한 시내에서 벗어나 잘 보존된 자연경관을 만날 수 있다. 관광과 생태학습교육장으로도 각광받는 곳인 의왕레일파크.

▲레일바이크 즐기는 시민. ⓒ천지일보(뉴스천지)

◆호수변 따라 순환하는 레일바이크&열차

지난해 4월 개장한 이곳 의왕레일파크는 길이 4.2㎞로 왕송호수를 순환한다. 국내 최초의 호수순환형 레일바이크는 특히 관광객들의 인기다. 매표소에는 레일바이크와 호수열차를 타기위해 매표를 기다리는 방문객들로 붐볐다. 방문객은 연인, 현장학습 온 청소년들, 가족단위 나들이객 등으로 활기찬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레일바이크는 평일 7회, 주말 7회, 호수열차는 평일 10회, 주말 6회로 각 시간에 맞춰 운영된다. 또 2인기준 2만 5000원, 3~4인기준 3만 5000원으로 탑승자가 발로 굴러서 움직이는 방식이다. 호수열차의 이용료는 성인기준 8000원, 노령자·아동기준 5000원이다.

동화책에서 나올법한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호수열차를 타고 레일을 따라 열차가 출발하니 옥색 빛깔 호수와 햇볕에 반사돼 반짝이는 초록빛의 나무들, 호수 주변의 자연경관 등을 감상할 수 있었다. 탑승객들은 노선 곳곳에 자리한 분수터널, 꽃터널 등을 보면서 신비로운 분위기에 넋을 놓기 일쑤였다. 레일을 따라 20여분간 이동하면 각종 조형물과 포토존 그리고 새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조류생태 구간이 이어졌다. 호수열차의 탑승객인 아이들은 ‘우와’를 연발했고 웃음소리도 계속 들렸다. 탑승객들은 레일 위에서 호수의 물레방아와 철새들의 움직임 등을 관찰한다. 또 호수를 한 바퀴 도는 동안 왕송호수의 생태 경관을 감상했다. 호수위의 철새들은 물장구를 치며 한가로운 한때를 보내고 있었다. 호수열차와 레일바이크는 시간대별로 나눠져 호수열차 운행이 끝나면 레일바이크를 운행한다. 레일바이크를 탄 가족단위 탑승객과 연인들은 호수주변의 자연경관을 놓칠세라 추억을 남기기 위한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었다. 일부 탑승객은 열차 위에서 SNS에 올릴 사진을 남기기 위해 셀프카메라를 찍기도 했다.

▲호수열차가 왕송호수를 순환하는 가운데 탑승객이 창밖 풍경을 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철새들의 서식지 왕송호수·인공생태습지

레일파크 주변에는 푸른 경치의 왕송호수, 철새들의 서식지 인공생태습지도 자리해있다. 왕송호수는 제방길이 640m, 총 저수량 207만톤의 저수지로 사계절 철새 도래지이자 다양한 어종과 습지식물, 수중식물이 분포돼 있는 곳이다. 이곳은 아이들의 현장학습을 위한 공간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어 가족 나들이객들이 아이들과 같이 방문한다. 호수를 쳐다보던 관광객들은 그림 같은 호수의 분위기에 사로잡혀 한참동안 호수를 응시하기도 했다.

왕송호수는 서울 근교에 입지했다. 인근 안양, 군포, 과천, 수원, 성남 등 6개시와 가깝기 때문에 서울을 비롯한 인근 지역에서 가족 나들이나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 찾는 이들 또한 많다. 호수주변에는 자연산책로가 마련돼 있어 하이킹 등 운동하는 시민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철새 서식지의 보호를 위해 조성된 왕송생태습지는 금천천에서 왕송호(연못)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갈대, 부들 등 수생식물을 이용해 자연적으로 정화하는 기능을 한다. 습지 주변의 연꽃단지에는 홍련, 백련, 수련, 식용연을 관람할 수 있어 여러 탐방객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 생태습지에서는 청둥오리, 백로 등 희귀 철새들을 관찰할 수 있다. 습지는 다수의 생명체가 잘 보존된 평화로운 서식지 역할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과 어우러져 자연환경을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환경보존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된다.

▲의왕조류생태과학관. ⓒ천지일보(뉴스천지)

◆자연생태전문 테마과학관 ‘의왕조류생태과학관’

왕송호수 주변에는 생태전문 테마과학관인 ‘의왕조류생태과학관(과학관)’이 있다. 의왕시가 계획해 설치한 의왕조류생태과학관은 창의적인 사고력을 지닌 청소년·어린이를 육성하고 과학기술진흥에 이바지하기 위해 건립했다. 과학관은 지난 2012년 4월 24일 개관했다. 입장료는 5000원으로 호수열차·레일바이크 탑승권을 보여주면 반값인 2500원에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일부 관광객들은 레일바이크, 호수열차 탑승권을 먼저 끊고 과학관을 이용하기도 했다. 본격적인 관람을 위해 생태체험관에 들어서니 왕송호수에 서식하는 조류와 어류에 대해 소개하고 수조실을 통해 왕송호수에서 서식하는 어류를 직접 볼 수 있었다. 민물고기, 송사리, 살치, 동사리, 메기 등 갖가지의 어류를 관찰할 수도 있다.

터치스크린 화면을 통해서는 한반도에 사는 민물고기, 왕송호수의 어류 등을 보며 생태공부를 할 수도 있다. 가족과 함께 과학관을 방문한 아이들은 부모와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아이는 물고기를 바라보면서 한시도 가만있지 않고 손가락으로 물고기를 가르키며 “엄마. 이건 송사리!”라며 물고기 이름을 말하기도 했다.

▲망원경으로 왕송호수 주변 철새 관찰하는 방문객. ⓒ천지일보(뉴스천지)

지상 3층의 과학관 건물은 체험형과 몰입식 학습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 각 체험관에는 상설 전시실, 기획전시실, 영상실, 정보자료실, 수장고, 전망휴게실, 시청각실 등이 마련됐다.

건물 옥상 전망대에 설치된 망원경으로는 철새와 주변경관을 관찰할 수 있었다. 단체로 현장체험 온 청소년들은 전망대 너머 철새의 모습을 보며 망원경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특히 조류전시실에는 자연의 소리 등 계절·기후별 호수의 모습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해 수리부엉이, 원앙, 큰소쩍새 등의 모형을 설치해 실제 모습을 가늠할 수 있게 꾸며졌다. 모형 앞에서 아이에게 기념사진을 찍어주는 가족 방문객도 있었다. 자연생태과학관을 체험하는 청소년들의 표정은 밝았다. 중천에 떠있던 해는 어느새 초저녁 석양을 만들어냈다. 사랑하는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어디로 갈지 고민이 된다면 의왕레일파크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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