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빈 롯데 회장이 3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제공: 롯데그룹)

롯데쇼핑·롯데제과 등 유통·식품 4개 계열사 분할·합병
이르면 오는 26일께 이사회 전망… 인적분할 가능성 커
롯데그룹주, 지주사 체제 전환 기대감에 동반 강세 보여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롯데그룹이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다음 주중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한 첫 단계로 유통·식품 계열사를 분할·합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4개 계열사인 롯데쇼핑·롯데칠성·롯데제과·롯데푸드 등은 이르면 내주 분할·합병 방식을 논의하기 위해 이사회를 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롯데는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할 방침이었으나 검찰 수사 등으로 중단된 바 있다. 호텔롯데의 연내 상장 가능성이 희박해진 만큼 롯데가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지주사 전환 방식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기업분할 방식은 물적분할보다 인적분할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계열사 지분을 많이 보유한 4개 계열사를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투자회사를 합병해 중간 지주사를 설립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인적분할은 기업을 분할하는 과정에서 기존 회사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신설 법인(지주회사) 주식을 나눠 갖는 것을 말한다.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적고 주주들을 설득하기도 쉽다.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인 호텔롯데가 추후 상장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게 되면 이번에 만들어지는 중간 지주사와 합병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회사를 합병한 중간 지주사가 출범될 경우 롯데그룹 지배구조는 ‘호텔롯데→중간 지주사→계열사’ 형태로 간결해진다. 호텔롯데는 현재 롯데쇼핑(8.8%), 롯데제과(3.2%), 롯데푸드(8.9%), 롯데칠성음료(5.9%)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쇼핑이 이번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가장 큰 수혜를 받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 롯데 측이 지주회사 전환을 공개적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이번에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기는 첫 단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월 검찰 수사 후 발표한 ‘개혁안’에서 순환출자 해소와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예고한 바 있다.

이후 롯데쇼핑·롯데제과·롯데칠성·롯데푸드는 지난 1월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순환출자 해소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분할, 합병, 분할합병 등을 비롯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위한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동시에 공시했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416개였던 순환출자 고리 중 83.9%를 해소해 67개로 줄인 상태다. 이 중 롯데쇼핑과 롯데제과가 연관된 순환출자 고리가 50여 개에 달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미 예고한 대로 지주사 전환 작업이 진행 중”이라면서도 “현재로썬 계열사가 개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일정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그룹주는 21일 롯데그룹 상장 계열사들이 지주회사 체제 전환 작업에 돌입할 것이라는 소식에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쇼핑은 전 거래일보다 4.48% 오른 24만 5000원에 마쳤다. 롯데칠성(4.35%), 롯데푸드(2.52%), 롯데케미칼(2.17%), 롯데제과(1.20%) 등 대다수 롯데그룹주가 동반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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