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내용 검토한 뒤 대응" 신중한 반응

(서울=연합뉴스) 검찰은 21일 검사 100여명에게 향응과 성접대를 제공했다는 건설업체 사장의 폭로가 상당히 구체적이라는데 대해 크게 당혹해했다.

사건의 주무대가 된 부산지검은 신빙성 없는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지만, 서울 서초동의 대검과 중앙지검의 일부 간부급 검사들은 예상보다 파장이 커질수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조은석 대검 대변인은 MBC PD수첩이 방영된 직후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방송 내용을 검토하고서 대응하겠다. 아침에 대책을 의논할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는 김준규 검찰총장이 이날 오전 간부회의에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키로 한 대검의 방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진원지인 부산지검은 MBC PD수첩 보도 내용에 대해 "가명으로 처리된 신뢰성 없는 일방적 주장을 나열한 것"이라는 공식적인 반박 성명을 내놓았다.

또 "미리 정한 결론을 이끌어 내려고 보도자의 의도에 맞게 임의로 편집한 선정적 화면과 답변을 유도하는 질문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대검의 한 간부도 "구속수사로 검찰에 적대적인 감정을 품은 인물의 제보 내용을 곧이곧대로 믿고 하는 PD수첩의 보도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성토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제보자의 폭로 내용이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구체적인데다, 다른 관계자의 증언과 검찰 간부의 전화통화 녹취내용, 사진 등이 함께 보도된데 대해 상당히 당황했다는 반응도 나왔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예상했던 것보다 보도 내용이 구체적이라서 놀랐다"며 "단순히 전과자의 신빙성 없는 주장으로 무시하고 넘어가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지방의 한 검사는 "진위 여부를 가리는 과정에서 국민들의 불신이 야기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했다.

이날 일부 검사들은 밤늦게까지 퇴근하지 않고 검찰청에서 방송을 지켜보며 향후 파장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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