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 후보들이 내거는 공약에 국민들의 관심이 크다. 종교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요동치는 정치권의 동향에 촉각을 세우는 이들이 있다. 기독시민단체인 청어람아카데미가 올해 ‘정치’를 주제로 강좌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에 이어 이달은 ‘복지국가는 집과 밥을 약속하는 포퓰리즘인가?’를 주제로 오건호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이 강좌에 나선다. 이에 앞서 양희송 대표가 최근 ‘안철수는 욕먹고, 문재인은 빠트린 복지의 속사정’이란 주제로 화두를 던졌다.

양 대표가 안철수·문재인 후보를 거론한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 11일 안철수 후보가 ‘사립유치원 유아교육자 대회’ 행사에 참석해 “대형 단설 (국공립) 유치원 설립은 자제하고, 사립 유치원 독립 운영을 보장하겠다”는 발언을 해 큰 파장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당장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는 젊은 학부모들이 ‘현실을 모른다’며 들고 일어났고, 자녀의 아이를 대신 돌봐주던 할아버지, 할머니, 이모, 삼촌까지 일파만파였다. 이후 안철수 후보 측은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며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실제 안철수 후보 측은 학제 개편을 통해 유치원 교육을 공교육에 포함하겠다고 이미 발표하기도 했다. 그런 경우 전체의 80% 선에 이르는 사립유치원이 공교육의 영역으로 재정립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에 따른 제반 이해관계자 당사자 간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이튿날 문재인 후보는 ‘사람경제 2017’이란 제목으로 “기업이 아니라 사람에게 우선적으로 투자해서 경쟁력을 살리는 경제성장 구조를 만들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보육, 교육, 의료, 요양, 안전, 환경과 같은 분야는 시장에만 맡겨두어서는 한계가 있다. 국가가 과감하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를 이루기 위해 대규모 재정을 추가 편성해 집행하겠다고 천명했다. 다시 말해 현재 국가재정 지출이 연 3.5%씩 증가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는데 이를 7%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에 소요되는 재원은 5년간 세수 자연증가분에서 50조 원을 조달하겠고, 부족분은 법인세 실효세율, 정책자금 운용 배수 증대, 중복 비효율사업 조정을 할 것이며, 그래도 부족하면 증세하겠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 양희송 대표는 “(문 후보의 공약에 대해) 전문가들은 재정 조달 계획의 현실성을 찬찬히 뜯어보아야 한다고 지적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양 대표는 시민사회에서 그간 각종 선거마다 정책 비교와 공약평가를 꾸준히 해왔지만, 이번에는 선거 기간이 짧아 후보별 정책팀도 꾸려지지 않은 상태이고 공약도 산발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이래서는 전후좌우를 따져볼 시간 없이 선거를 치르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또 “공약의 완성도나 현실성은 뒷전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고, 선정적인 이슈를 따라 공박하다가 ‘묻지마 지지’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유권자의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을 그대로 방치해둘 수밖에 없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양 대표는 “유권자가 스마트해지면 정치인들이 긴장한다”며 “이번 대선은 ‘촛불대선’이라고들 한다. 국민이 단지 저항하는 이들이 아니라, 주권자의 모습으로 전면에 등장하는 경험을 강렬하게 하고 나서 맞는 대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리고 “마땅히 정치가 우리 삶을 개선하도록 요구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