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진스님이 일요법회를 끝낸 후 웃으며 나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뉴스천지=이길상 기자] “안상수 의원은 더 이상 ‘모르쇠’로 나가지 말고 진실을 밝혀라.”

명진스님은 18일 일요법회에서 “어제 한나라당을 찾아가 안상수 의원을 만날 예정이었으나 가더라도 안 의원이 피할 것 같아 가지 않았다”며 “안 의원은 부처님 자비의 죽비를 맞을 기회를 잃어 버렸다”고 말했다.

봉은사 입구에는 ‘거짓말을 하지 맙시다’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며 명진스님은 현수막에 대해 “뜬금없는 것이 아니라 안상수 의원은 더 이상 모르쇠로 일관하지 말고 자승원장과 만나 무슨 얘기를 했는지 밝히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봉은사 사태에 대해 스님은 “법정스님의 아름다운 무소유 정신은 온데간데없고 시비와 절 집안싸움으로 그 모습이 가려지고 있는 것 같아 가슴 아프다”며 “법정스님 입적으로 불교가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 줬는데 ‘명진스님이 불교계의 이미지를 망쳤다’는 소리를 들을 때는 마음이 아프다”고 심정을 밝혔다.

또 “법정스님은 최고의 종교는 불교·개신교·천주교가 아니라 ‘친절’이며 약육강식의 야만적인 힘의 논리에 대칭되는 말이 친절이라고 말했다”며 “‘상대가 힘이 없어도 무례하지 않고 함부로 대하지 않는 세상이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것이 법정스님의 말씀”이라고 전했다.

진실과 고귀함을 가르치는 불교의 역할에 대해 고민한다는 스님은 “일각에서는 나에 대해 ‘걸망지고 떠나면 되고 수행이나 하면 되지, 또 무소유 정신 따라 조용히 살지, 부자 절 주지 더하려고 악을 쓴다’라는 비판이 많다”며 “그들에게 법정스님의 무소유 정신을 어떻게 이해했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스님은 사바세계에 관심을 두지 말아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명진스님은 “사회 부조리를 보고도 모른 체 하는 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등지는 것이나 다름없다. 불국토(佛國土)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순간순간 발 딛고 살아가고 있는 현실세계이며, 부정부패가 있다면 불교계가 정화에 나서야 한다”는 법정스님의 말을 인용하며 “실세 정치인의 외압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났는데 비판하지 않고 염불만 해야 하는 것인지 저를 비판하는 자들에게 다시 묻고 싶다”고 말했다.

또 스님은 본의 아니게 거짓말 한 것을 사과한다며 “지난 일요법회 때 자승원장이 힐튼호텔에서 이명박 후보를 만났다고 했을 때, 총무원 측에서 자승원장이 힐튼호텔에 간적이 없다고 즉각 반박을 했다”며 “힐튼호텔 안 간 것은 맞다. 힐튼호텔이 아니라 롯데호텔이었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말했다. “당시 롯데호텔에는 조문환 의원과 용주사 주지 정호스님, 자승원장이 있었고 당선을 위해 건배했다”고 명진스님은 밝혔다.

봉은사를 통한 불교개혁이 힘들게 되면 종단의 모든 부정과 비리행위를 밝히겠다는 스님은 “부처님의 탈을 쓴 이해집단은 그냥 놔 둘 수 없다. 온 몸 던져 나갈 것”이라며 “비굴하거나 그런 짓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 명진스님이 일요법회 후 어린이와 장난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스님은 “다음 주 일요법회에는 ‘제3자가 바라보는 봉은사’에 대한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며 “다른 절 스님을 초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스님은 일요법회가 끝난 후 한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토론회에서 사부대중의 공감대가 형성되면 그 뜻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봉은사와 총무원 그리고 불교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공개토론회가 30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박물관 지하공연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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