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가현 알바노조 위원장이 알바 노동자의 권익에 대해 말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가현 알바노조 위원장

알바권익 향상 위한 활동 전개
“최저임금 1만원 실현” 주장
“청년 모임이란 시선 바뀌길”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우리는 알바생(아르바이트생)이 아닌 알바 노동자에요. 알바생이라고 하면 사회경험을 배우는 학생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는데요. 알바노조 조합원 중에는 학생이 아닌 사람도 있고 청년뿐 아니라 장년층도 있어요. 이제 알바도 하나의 직업이 됐고 똑같은 노동자이고 똑같은 근로기준법을 적용해야 합니다.”

지난 2013년 알바 노동자의 권익 향상을 위해 만든 ‘알바노조’의 이가현 위원장은 알바생이란 단어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이렇게 꼬집었다. 이가현 위원장은 “알바생이란 단어는 학업을 하면서 알바를 하는 사람으로 인식된다”면서 “알바 노동자도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알바노조는 지난해 12월 봉투값 20원 시비 끝에 목숨을 잃은 경산 CU편의점 알바 노동자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알바노조가 속한 ‘경산CU편의점알바노동자살해사건 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추모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편의점 CU 본사인 BGF리테일의 공식적인 사과와 보상, 편의점 알바 노동자를 위한 대책 마련과 야간영업 유도정책 중단 등을 요구했다.

이 위원장은 알바 노동자에 대해 “외국의 경우 2인 이상 근무한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야간에 혼자 근무하는 경우가 많아 위험하다. 낮 시간대 성희롱과 성추행도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 알바노조 편의점모임이 지난해 11월 9~23일 온·오프라인에서 368명을 대상으로 편의점 실태조사를 한 결과,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에 시달리고 있었다. 알바 노동자의 폭언·폭행 경험률이 67.9%, 한 번이라도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알바가 9.0%였다. 성폭력·성희롱 경험률은 9.0%였는데, 여성 알바로만 한정할 경우 경험률은 20%에 가까울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같은 현실에서 볼 때 ‘최저임금 1만원’을 하루빨리 실현해야 한다고 이 위원장은 목소리를 높였다. 알바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말 편의점 알바를 대상으로 대규모 설문조사를 한 결과, 낮은 시급이 가장 큰 문제로 꼽혔다.

알바노조는 현재 대선 후보에게도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알바노조는 지난 2013년부터 최저임금 1만원을 당장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지금 (대선 후보의) 공약을 보면 누가 이를 실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알바노조는 대선 후보에게 최저임금 1만원 실현과 알바 노동자 문제 등을 어떻게 할지 질의문을 보냈고 이를 조만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최저임금 1만원을 요구하는 1인 시위, 캠페인, 교육 등을 할 계획이다. 대선 이후엔 최저임금위원회를 압박할 계획이다.

▲ 이가현 위원장이 ‘알바시급 만원으로 부당해고 당장철회’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제공: 알바노조)

이 위원장은 또 알바 노동과 관련한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근로감독관 수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알바와 관련한 사건은 많은데, 근로감독관 수는 열악한 실정”이라며 “더욱이 알바와 관련한 사건은 다른 사건에 비해 소액인 경우가 많다. 알바노동 사건이 상대적으로 (금액이) 작으니깐 무시당하는 경우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동청에 진정을 내도 체불임금 100만원에 대해 근로감독관이 50만원만 받고 끝내자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고 밝혔다. 지금 알바노조는 주변에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도 청년의 모임 정도로만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위원장은 “알바문제는 전 세대에 걸친 문제이자 계급적인 문제”라며 “알바노조 3기 위원장인 저를 여성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때론 불편할 때가 있다. 동등한 주체가 아니라 기특한 존재로, 자신의 자식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며 알바노조를 보는 시선이 바뀌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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