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중앙TV가 김일성 주석 생일(태양절) 105주년인 15일 오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경축 열병식을 실황중계 하고 있다. 사진은 열병식에 등장한 무수단 미사일. (출처: 조선중앙TV, 뉴시스)

함남 신포 일대서 발사 시도
정부 “세계 상대로 위협 시위”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북한이 미국의 군사 압박에 맞서 16일 탄도미사일 발사를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분석됐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늘 오전 6시 20분께 함경남도 심포 일대에서 1발의 불상미사일 발사를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합참은 미사일이 발사대에서 정상적으로 날아오르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구체적인 정황을 정밀 분석 중이다. 미국 태평양함대 사령부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도를 확인하고 “미사일은 거의 발사 직후 폭발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5일 오전 6시 25분 같은 장소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나, 비정상 궤도를 그리다가 60㎞ 밖 동해상으로 추락했다. 당시 합참은 미 태평양사령부의 분석과 동일하게 북극성 2형(코드명 KN-15) 계열로 추정했으나, 미 군 당국 일각에서는 스커드-ER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날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도 5일 발사했던 것과 동일한 종류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당시 실패에 대한 만회 차원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날 김일성 탄생(태양절) 10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선보였던 새로운 미사일의 테스트 성격의 발사였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전날 기존 KN-08을 비롯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3기를 공개한 바 있다.

이날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은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일종의 ‘무력시위’ 일환으로 보인다. 북한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미사일 발사를 시도했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2인자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방한에 맞춰 미사일 도발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오후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와의 회담, 정세균 국회의장 면담,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연설, 주한미군부대 방문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시도에 대해 강력히 규탄했다. 정부는 이날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 명의 논평을 통해 “북한이 열병식에서 갖가지 공격용 미사일을 내보이고 오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것은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위협 시위”라며 “만약 핵실험 및 ICBM 발사 등 고강도 전략도발로 이어진다면 북한 정권이 감내하기 어려운 강력한 징벌적 조치가 반드시 있을 것임을 다시 한 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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