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순천 송광사 성보박물관. (출처: 송광사)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불교문화재를 가장 많이 보유한 전남 순천 송광사(주지 진화스님)가 보물 수장고를 연다. 조계종 승보사찰 송광사는 오는 22일 성보박물관을 확장 개관하고 특별전시 ‘새롭게 문을 열다’를 개최한다.

송광사성보박물관은 1828년 ‘연천옹유산록’에 기록이 남은 20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박물관이지만 한국전쟁 당시 사찰이 화마에 휩싸이며 진열관도 함께 불타 없어져서 1959년 다시 지었다.

송광사 측은 이번 전시에서 국보 3점, 보물 12점, 등록문화재 2점, 전남유형문화재 4점을 포함해 모두 120점을 일반에 선보인다. 전시 유물 중에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일반에 거의 공개되지 않았던 ‘목조삼존불감(국보 제42호)’과 ‘화엄경변상도(국보 제314호)’다.

통일신라시대에 제작된 ‘목조삼존불감’은 나무로 만든 불감(佛龕)이다. 불감은 작은 불상을 모신 집을 뜻한다. 이 불감은 높이가 13㎝, 문을 열었을 때 너비가 17㎝에 불과하다. 불상의 얼굴 표현과 세부 장식이 이국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 국보 제42호 ‘목조삼존불감’ (출처: 송광사)

화엄경변상도는 1770년 승려 화가 12명이 무등산에서 조성해 송광사로 옮긴 불화다. 부처가 화엄경을 설파할 때 7곳에서 9번의 모임을 했다는 ‘칠처구회(七處九會)’를 그림으로 표현했다.

이외에도 고려 고종 3년(1216) 송광사에 머물던 국사인 혜심이 왕에게서 받은 문서인 ‘혜심고신제서(국보 제43호)’를 비롯해 스님들이 의식을 행할 때 흔들어 소리를 냈던 ‘금동요령(보물 제176호)’, 국사 16명의 초상화인 ‘십육조사진영’(보물 제1043호)‘ 등을 볼 수 있다. 지난해 9월에 보물로 지정된 ’대방광불화엄경소 목판(제1909호)‘과 ’인천안목 목판(제1911호)‘도 선보인다.

▲ 국보 제314호 ‘화엄경변상도’ (출처: 송광사)

김다영 송광사 성보박물관 학예사는 “송광사의 국가지정문화재를 이처럼 대규모로 공개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박물관은 확장 공사를 통해 연면적이 480㎡에서 2800㎡로 5배 이상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송광사는 국보 4건, 보물 27건 등 2만여점의 불교 유물을 소장한 데 비해 박물관이 작아 2011년부터 문화재청, 전라남도청, 순천시청의 지원을 받아 신축박물관을 따로 건립해 처음으로 개관하게 된다.

이번 전시는 6월 4일까지 열린다. 다만 국보 제314호인 화엄경변상도와 국보 제42호 목조삼존불감은 5월 3일까지만 전시될 예정이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오후 12시부터 6시까지이며 종료 30분 전까지 입장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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