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주교는 최대 축일인 부활절을 맞아 서울대교구 명동성당 등 전국 성당에서 부활 대축일 미사를 드리고 있다. 서울대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이 강론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DB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부활절을 맞은 16일 전국 성당과 교회에서 부활절 기념 미사·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전국 천주교 성당 세월호 추모 미사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이날 낮 12시 염수정 추기경이 주례하는 ‘예수 부활 대축일 미사’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들과 유가족을 위한 미사로 봉헌한다. 예수 부활 대축일은 춘분이 지난 만월(滿月) 이후의 첫 주일이며, 올해는 세월호 참사 3주기인 4월 16일이 예수 부활 대축일이어서 더욱 큰 의미를 주고 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이날 미사 중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강론을 하고,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해 기도할 예정이다. 추모 미사는 유가족의 아픔에 동참하며 하루빨리 미수습자들이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길 기원하는 의미에서 진행된다.

앞서 이날 광화문에서는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위원장 나승구 신부)가 ‘예수 부활 대축일 현장 미사’를 봉헌했다. 빈민사목위원회는 해마다 가장 소외되고 아픔이 많은 현장을 찾아 예수 부활 대축일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전국 각 교구에서도 추모 미사와 강연 등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7일부터 수원교구와 대전, 마산, 청주, 안동, 전주 등 각 교구에서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추모하는 미사가 잇따라 진행되고 있다. 이날도 광주교구가 목포 신항에서 김희중 대주교의 주례로 ‘세월호 참사 3년 미사’를 봉헌한다. 이날 제주교구는 모든 본당에서 미사 중에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해 기도한다.

염수정 추기경은 ‘2017 부활 메시지’를 통해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사건은 그리스도교의 핵심이자 우리의 신앙을 지탱하는 중심 내용”이라면서 “주님의 부활로 우리 모두의 마음에 절망이 아닌 희망의 불씨가 피어나 온 세상에 가득 퍼져 나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특히 세월호 참사 3주기와 관련해 유가족들을 향해 “끝없는 위로와 기도를 전한다”면서 “미수습자들도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나라에 더 이상 무죄한 이들의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 국민 모두가 생명을 더욱 귀중하게 여기고, 이를 최우선의 가치로 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도 전했다.

이어 염 추기경은 “우리 사회는 혼란과 불안을 간직한 채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시기에 놓여 있다”면서 그리스도 부활의 첫 목격자이자 첫 증언자인 마리아 막달레나처럼 “희망을 굳게 믿어야 한다”고 전했다. “어려운 난국에서도 온 국민이 인내와 슬기를 가지고 헤쳐 나가기를 기원한다”고도 말했다.

명동대성당은 세월호 미수습자들을 기억하는 뜻에서 명동대성당 옆 문화관에 ‘부활하신 예수님은 세월호 희생자들과 함께 계십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설치했다. 

▲ 서울대교구가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준비한 ‘부활절 달걀’을 천주교인들이 사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DB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 곳곳서

한국 개신교계가 진보와 보수를 아울러 부활절연합예배가 열린다.

장로교, 감리교, 하나님의성회, 성결교 등 보수와 진보성향의 주요 교단들은 연합으로 부활절예배를 드린다.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준비위원회(위원장 김창수 목사)는 이날 오후 4시 ‘생명의 부활 민족의 희망’이라는 주제로 서울 강동구 명일동 명성교회(원로 김삼환 목사)에서 부활절연합예배를 진행한다. 사회는 김선규 예장 합동 총회장, 설교자 이영훈 기하성(여의도) 총회장 겸 한기총 대표회장, 축도자 전명구 감리회 감독회장이 맡았다.

진보성향 개신교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세월호의 아픔을 겪은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안산에서 부활절예배를 함께 드린다. NCCK는 안산 화랑유원지 야외공연장에서 ‘고난받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부활절연합예배’를 개최한다.

부활절을 맞아 NCCK는 “그리스도의 부활은 그리스도인에게 철저한 자기성찰을 의미한다”며 “세월호가 침몰하던 그 때에 국가는 무엇을 했냐는 의문은 ‘하나님은 무엇을 하셨는지’ ‘우리는 아무런 잘못이 없었는지’라는 질문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정의와 사랑, 평화를 기준으로 잘잘못을 따져서 어그러진 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각성이자 각오”이라고 덧붙였다.

NCCK는 “누군가 그리스도인의 삶을 보고 예수님을 느껴야 한다. 그리스도인이 살아가는 곳에서 ‘예수님께서 여기 계시다’라고 고백할 수 있어야 한다”며 “부활하신 예수님은 배척받고 멸시받는 사람들에게 바로 달려가셨다. 여러분들로 인해서 더욱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이 세워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명의의 부활절 메시지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 모두의 죄를 대신 지시고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다. 그로 말미암아 우리는 메인 죄의 사슬에서 해방되고, 자유 함을 얻게 됐다”며 “모든 미움과 갈등, 분열과 반목을 십자가의 피로 덮으시고, 진정으로 하나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다가가야 할 이웃은 소외되고 약한 자, 고통 가운데 있는 자들”이라면서 “특별히 세월호 미수습자 가정을 위해서 기도한다. 미수습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고,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기원했다.

한국교회연합(한교연)도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명의의 메시지를 통해 “부활하신 주님은 죄로 인해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를 영원한 생명의 길로 인도하셨다”며 “한국교회는 갈등과 분열의 역사를 회개하고 주님 앞에 돌아와 하나님의 공의(公義)가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기도하면서 예언자로서의 사명을 다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희생과 섬김의 본을 보이신 주님을 따라 우리 사회 약자의 손을 잡아주고 그들의 고통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개신교는 1947년 4월 서울 남산 야외공원에서 처음으로 부활절연합예배를 가졌다. 이후 60년대 보수와 진보 교단이 따로 예배를 드리다가 73년부터 공동예배를 개최했다. 2011년에는 주요 교단들의 의견차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을 중심으로 따로 예배를 드리고 있다. 

▲ 지난해 3월 27일 서울 광림교회에서 열린 부활절연합예배에 46개 교단이 참석한 가운데 교인들이 예장통합 총회장 채영남 목사의 설교를 경청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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