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자국의 문화재를 찾기 위해 25개국이 뜻을 모았다. 지난 7일(현지시각) 이집트 카이로에서 개최된 ‘문화재 보호 및 반환을 위한 국제회의’에 참석한 25개국은 도난 문화재들을 환수하기 위한 공동 대응에 처음으로 합의했다.

이번 국제회의는 이집트의 제의로 이뤄진 것으로 자히 하와스 이집트 유물 최고 위원회 위원장은 회의를 통해 “문화유산은 원 소유국으로 돌아와야 하며 우리는 이를 위해 함께 싸우기로 합의했다”며 “오늘은 문화재를 빼앗긴 모든 나라들한테 역사적인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강자와 약자가 있다는 것이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보다 더 안타까운 일은 강자에 의해 약자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는 것이며, 또 이보다 더 안타까운 일은 잘못된 일에 대해 항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약탈 문화재 반환을 위한 25개국의 국제공조는 듣던 중 반가운 소리가 아닐 수 없다.

비록 이번 국제회의에서 우리나라는 문화재 환수 목록을 공식 제출하지는 않았지만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된 외규장각 도서와 일본 궁내청에 있는 조선왕실의궤 등 현재 반환협상이 진행 중인 2개 품목이 불법적으로 반출됐다는 사실과 반환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약탈 문화재 반환을 위한 이와 같은 국제공조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좀 더 일찍 프랑스나 일본 등 불법으로 반출된 우리나라의 문화재 환수를 위한 대응이 좀 늦은 감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은 이미 4년 전인 2006년부터 약탈 문화재 환수를 위한 국제연대가 필요하며, 한국이 그 선봉에 서야 한다는 내용의 주장을 해왔다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고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빼앗긴 문화재니 찾아오는 것, 약탈해 간 나라로부터 돌려받는 것이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눈치만 보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한 번쯤 깊이 반성해봐야 할 것이다.

또한 이번 국제회의에 불참한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등 문화재 반환을 요구받고 있는 주요국들도 선(善)이 무엇인지 이번 일을 계기로 자신들의 과거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를 요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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