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단의 학교 개입을 반대하며 동국대 학생들이 1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건너편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 앞에서 진행된 ‘종단 개입 반대 동국대 학생 결의대회’에 참석한 학생들이 ‘대학자치 보장하라’ ‘조계종이 책임져라’는 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동국대 학생들 “조계종, 학교에 외압 행사… 학생자치 무시”

[천지일보=차은경 기자] 동국대 사태가 4년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학생들은 고공농성·단식·삭발, 교수들은 성명·서명 등 각자의 방식대로 학교 정상화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여전히 사태는 해결되지 않은 채 답보상태에 빠져 있다.

미래를여는동국공동추진위원회 등 동국대 학생들이 1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건너편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 앞에서 ‘종단 개입 반대 동국대 학생 결의대회’를 열었다. 학생들은 “대한불교 조계종이 학교 운영에 개입해 학생자치를 무시한다”며 사태해결을 촉구했다.

학생들은 2014년 종단의 총장선거 개입으로 시작된 동국대 사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총장이었던 지관스님은 조계종 고위 승려들과 식사 후 차기 총장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일각에서는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이 현 총장이 총장을 맡는 것이 좋겠다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과 함께, 조계종 총무원이 동국대에 외압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학생들은 ‘종단개입 반대’와 ‘대학자치 보장’을 외치며 규탄 발언을 이어갔다.

동국대 정상화를 촉구하며 50일간 단식을 했다. 학교로부터 무기정학 징계를 받은 김건중 전 부총학생회장은 조계종이 학교를 멋대로 쥐락펴락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계종은 동국대 사태를 만들고 방조하고 무시하고 있다”며 “우리가 학교를 지켜내자”고 말했다.

광고홍보학과 학생회장 김희건 학생은 “동국대학교의 학내 민주주의 없이 연등은 아름답지 않다. 동국대의 자유와 정의 없이 벚꽃은 아름답지 않다”며 “많은 적폐를 갖고 있는 총장이 총장실에 앉아있는 그날동안 새내기들은 웃을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동국대 구성원을 위해 끝까지 싸워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올해 동국대에 입학한 새내기 오병철 학생은 “난 개인적으로 천주교인이지만, 불교가 자비를 바탕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종교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그 정신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자비롭지 못하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뤄내고 민주주의를 실천하자”고 외쳤다.

새내기 노경욱 학생은 “보광 총장은 학생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남의 논문을 배껴놓고 배끼지 않았다고 하고 있다”며 “이것이 어떻게 불교인의 모습이겠나”고 규탄했다.

경주캠퍼스 총학생회장 윤인찬 학생은 “서울캠퍼스, 경주캠퍼스로 나뉠 것이 아니라 학내 민주화를 위해 동국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싸우자”고 강조했다.

▲ 1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건너편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 앞에서 진행된 ‘종단 개입 반대 동국대 학생 결의대회’에서 올해 동국대에 입학한 노경욱 학생이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후 학생들은 조계종에 요구서한을 전달했다. 서한에는 ▲조계종의 부당한 학교 간섭·개입 중지 ▲대학 자치와 자율성 보장 ▲동국대 내 종단 적폐세력 사퇴 ▲이사회와 총추위의 민주적 개편 등의 내용이 담겼다.

앞서 학생들은 동국대에서 출발해 조계사까지 행진 했다.

‘조계종 규탄대회’는 조계종이 보광 총장 선임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후 동국대 학생들이 3년째 이어온 행사다.

▲ 1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건너편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 앞에서 진행된 ‘종단 개입 반대 동국대 학생 결의대회’에 참석한 학생들이 우비를 입고 우산을 쓴 채 보광 총장 규탄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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