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쾅 탕탕, 위이잉(망치 및 기계음 소리)…’

▲ SR센터 외부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뉴스천지=김예슬 기자] 프린터·청소기·다리미 등 폐가전 분해 작업이 한창 이뤄지고 있는 이곳은 ‘도시광산’이라 불리는 서울자원센터. 센터에는 노란색 조끼를 입고 마스크를 쓴 45여 명의 도시광부가 폐가전을 분해해 나온 부품을 포대에 담고 있다.

서울자원센터는 SR센터라고도 불린다. SR센터란 ‘Seoul Resource Center(서울 리소스 센터)’의 약자로 서울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폐가전 처리시설이다.

▲ SR센터 김선주 생산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도시광부들과 폐가전이 한데 모이다

SR센터는 지난해 12월에 문을 열었다. 폐가전 일부 및 폐휴대폰에는 재활용해 자원화할 수 있는 희귀금속이 많이 들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민간업체에만 위탁하다보니 안정적 처리가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SR센터 김선주 생산팀장은 “그동안 민간업체에만 폐가전이 맡겨지다 보니 어떻게 처리가 되고 유통이 되는지 알기 어려웠다”며 “센터는 지자체 등에서 쏟아져 나오는 폐가전을 한 곳으로 모아 수집하는 장소로 없어선 안 될 기초단계가 되는 곳”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센터는 일자리 창출도 도모하고 있다.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 대부분이 장애인·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에 속한다.

직원들 대부분이 폐가전을 분해하고 부품을 분리하는 작업에 경험 없이 일을 시작했지만 3~4개월이 지난 현재 하루 200~250kg의 할당량을 해낼 만큼 숙련됐다. 이는 TV 20~25대 정도를 분해하는 정도.

하지만 앞으로 300kg으로 할당량을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TV로 치자면 30대 정도이며 키보드는 400대 정도에 해당한다.

이미 김 팀장은 키보드 600개는 거뜬히 분해 할 수 있는 정도. 김 팀장은 “지금은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수거량과 분해·분리하는 양을 늘려 센터가 자립하는 게 현재로선 최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자원전쟁시대… 유출·환경오염 막아야

센터 구석엔 정부, 각 지자체가 추진하고 있는 캠페인에서 수거된 ‘폐휴대폰’이 자루 한가득 차있다. 김 팀장은 “하루에 많을 때는 4000~5000개 정도의 폐휴대폰이 수거돼 온다”며 “요즘 공짜 폰 등으로 인해 교체시기가 빨라지다 보니 70% 이상은 아직 쓸 만하다”고 말했다.

폐휴대폰의 경우 센터에서 별도 분해하지 않고 패쇠공장 및 제련소를 거쳐 희귀금속 등을 얻는다.

센터에서 수거하기 전까진 폐휴대폰 대부분이 고물상 등으로 옮겨져 중국으로 수출됐다. 그러다 보니 요즘 같은 자원전쟁시대에 오히려 자원 유출이 많았다.

또한 폐휴대폰이나 폐가전제품에는 납, 카드뮴, 비소 등 환경을 오염시키는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어 안정된 적정처리가 필요하지만 중국은 부품 등을 얻기 위해 소각하는 방법을 많이 사용해 환경오염이 우려된다. 이렇게 태워서 생긴 연기나 오염물질은 황사로 우리나라에도 피해를 준다.

김 팀장은 “중국은 아직 쓸 만한 폐휴대폰은 재이용한다. 못쓰게 됐을 때 연탄화덕에 철판을 달구고 그 위에 기판을 올려 납 댐 등은 녹이고 부품들을 재이용·활용하는 격”이라며 “환경오염이나 자원유출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 국민들이 수거에 신경 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폐가전 수거 국민들 참여 ‘절실’

센터는 폐가전이 재활용되는 과정을 학생들이 눈으로 보고 직접 해볼 수 있도록 ‘현장체험학습’을 14일을 시작으로 지속할 계획이다.

김 팀장은 “물질만능 시대를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사용하고 있는 물건 혹 사용하지 못하는 물건도 재활용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며 “혹여 버릴 때에도 수거가 가능하게끔 손상 없이 버려주는 게 중요하다는 것도 가르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유인즉 희귀금속을 빼고 남은 플라스틱 등도 가치가 있어 하나도 버릴 게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김 팀장은 “교육을 받고 있는 신입들에게는 되도록 손상 없이 폐가전을 분해할 수 있는 방법 및 훈련을 하게끔 한다”며 “이는 나사를 고정하는 부분을 망치질 하는 게 중요하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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