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와 한국기자협회 공동으로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 타워에서 ‘2017 국민의 선택,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출처: 연합뉴스)

경제정책 기조 놓고 난타전
홍준표 “감세 공약 뒤집어”
유승민 “洪, 재벌 이익 대변”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13일 19대 대통령선거 후보 첫 TV 토론회에서 만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정책 기조를 두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설전의 발단은 법인세 인상에 대한 견해였다. 유 후보는 최저임금제와 법인세 등 일부 공약이 자신과 비슷하다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질문에 법인세를 이명박 정부 이전 수준으로 올리고, 고소득자 소득세 인상, 부가가치세 조정 등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겨냥해 “많은 복지, 노동, 교육 프로그램의 재원을 어디서 가져오느냐”며 “증세에 대한 솔직한 답변 없이는 집권 후에 공약을 지킬 수 없다고 생각하고 말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자 홍 후보의 맹공이 이어졌다. 홍 후보는 “첫 번째로 놀란 것은 유 후보의 공약이 심 후보의 공약과 비슷하다는 점”이라며 “심 후보가 좌파 정치인이라는 것은 다 아는데, 그렇게 공약하고도 우파라고 하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어 “2007년 박근혜 대선 때 유 후보가 정책총괄팀으로 세금 줄이고, 규제 없애고, 나라 바로 세우자고 공약했다”며 “지금 와서 그걸 완전히 뒤집었다. 유 후보가 정책적으로 배신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유 후보는 “좌파가 아니다. 새로운 보수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 생각한다”며 “대기업을 대변하는 길로는 보수가 설 땅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심 후보가 저에게 비슷하다는 점은 노동공약을 보고 그러는 것 같은데, 재벌개혁에 앞장서는 것은 당연하다”고 맞받아쳤다. “강남좌파라는 말에 동의하느냐”는 홍 후보의 질문에도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정책 주제 토론 시간에 ‘강남좌파’라는 말까지 등장하자 사회자는 “정책에 초점을 맞춰 달라”며 속도 조절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엔 유 후보의 반격이 시작됐다. 그는 “저는 홍 후보가 뼛속깊이 서민이라면서 정책은 재벌의 입장을 대변하는 낡은 보수가 하던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보수는 희망이 없다. 억울한 사람들 위해 눈물을 닦아주는 보수여야 희망이 있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가 대선 슬로건으로 ‘서민 대통령’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정책은 재벌 이익을 대변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선 후보로서의 자질 문제를 둘러싼 신경전도 팽팽했다. 유 후보는 ‘성완종 리스트’ 연루 의혹으로 최종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홍 후보에게 “24시간 하루도 모자라는데, 법원 재판도 가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홍 후보는 “만약 내가 잘못이 있다면, 대통령 안 하고 감옥 가겠다”고 맞받았다. “(유죄가) 확정되면 대통령직 정지”라는 유 후보의 지적에 “자꾸 그것만 가지고 자격을 얘기하는데, 제가 보기엔 예전에 이정희 의원을 보는 것 같다”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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