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 기조 놓고 난타전
홍준표 “감세 공약 뒤집어”
유승민 “洪, 재벌 이익 대변”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13일 19대 대통령선거 후보 첫 TV 토론회에서 만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정책 기조를 두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설전의 발단은 법인세 인상에 대한 견해였다. 유 후보는 최저임금제와 법인세 등 일부 공약이 자신과 비슷하다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질문에 법인세를 이명박 정부 이전 수준으로 올리고, 고소득자 소득세 인상, 부가가치세 조정 등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겨냥해 “많은 복지, 노동, 교육 프로그램의 재원을 어디서 가져오느냐”며 “증세에 대한 솔직한 답변 없이는 집권 후에 공약을 지킬 수 없다고 생각하고 말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자 홍 후보의 맹공이 이어졌다. 홍 후보는 “첫 번째로 놀란 것은 유 후보의 공약이 심 후보의 공약과 비슷하다는 점”이라며 “심 후보가 좌파 정치인이라는 것은 다 아는데, 그렇게 공약하고도 우파라고 하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어 “2007년 박근혜 대선 때 유 후보가 정책총괄팀으로 세금 줄이고, 규제 없애고, 나라 바로 세우자고 공약했다”며 “지금 와서 그걸 완전히 뒤집었다. 유 후보가 정책적으로 배신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유 후보는 “좌파가 아니다. 새로운 보수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 생각한다”며 “대기업을 대변하는 길로는 보수가 설 땅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심 후보가 저에게 비슷하다는 점은 노동공약을 보고 그러는 것 같은데, 재벌개혁에 앞장서는 것은 당연하다”고 맞받아쳤다. “강남좌파라는 말에 동의하느냐”는 홍 후보의 질문에도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정책 주제 토론 시간에 ‘강남좌파’라는 말까지 등장하자 사회자는 “정책에 초점을 맞춰 달라”며 속도 조절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엔 유 후보의 반격이 시작됐다. 그는 “저는 홍 후보가 뼛속깊이 서민이라면서 정책은 재벌의 입장을 대변하는 낡은 보수가 하던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보수는 희망이 없다. 억울한 사람들 위해 눈물을 닦아주는 보수여야 희망이 있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가 대선 슬로건으로 ‘서민 대통령’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정책은 재벌 이익을 대변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선 후보로서의 자질 문제를 둘러싼 신경전도 팽팽했다. 유 후보는 ‘성완종 리스트’ 연루 의혹으로 최종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홍 후보에게 “24시간 하루도 모자라는데, 법원 재판도 가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홍 후보는 “만약 내가 잘못이 있다면, 대통령 안 하고 감옥 가겠다”고 맞받았다. “(유죄가) 확정되면 대통령직 정지”라는 유 후보의 지적에 “자꾸 그것만 가지고 자격을 얘기하는데, 제가 보기엔 예전에 이정희 의원을 보는 것 같다”고 응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