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 팜비치에 위치한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시리아 공군기지를 타깃으로 한 미군의 크루즈 미사일 공격에 대해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출처: 뉴시스)

공동회견·성명 없이 싱겁게 끝난 회담
북핵 ‘심각성’ 공감했으나 해법은 평행선

美틸러슨 “중국과 조율 어렵다면 독자행동”
NBC “한국에 美핵무기 배치방안도 포함”

[천지일보=백지원 기자] 미중 정상회담의 북핵 논의가 입장차만 확인하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끝나면서 향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대응에 어떤 카드를 선택할지 관심이 쏠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1박 2일간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 정상의 만남은 ‘세기의 회담’으로 시작 전부터 주목 받았으나 다소 싱겁게 끝났다. 회담 이후 기본적인 관례인 공동 기자회견이나 공동성명 채택조차 없었다. 이는 양국의 최대 현안인 북핵 문제를 두고 공동 해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양국 정상회담 이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7일 현지 브리핑을 통해 “양측이 북핵 문제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억제를 위해 협력을 강화해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해법을 두고는 기존 입장차를 확인하고 합의점을 도출하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또 “중국과 기꺼이 함께 노력하길 바라지만 이 사안(북핵 문제)이 중국이 우리와 조율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독자적인 방도를 마련할 것이고, 마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북핵 억제를 위한 중국의 협조가 없다면 미국이 독자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에 ‘중국 책임론’을 강조해왔다.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국이 강도 높게 대북 압박에 나서줄 것을 촉구해 왔다. 반면 시 주석은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대화를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양측은 평행선을 달렸다.

▲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에서 정상회담 후 함께 걷고 있다. (출처: 뉴시스)

양국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미국이 시리아 공군기지에 대한 군사 공격을 전격 감행한 점도 주목된다. 미 언론들은 “(이번 공습은) 미국의 독자 행동이 현실화할 수 있음을 중국에 보여준 강력한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과 행동을 고려하면 앞으로 대중·대북 압박을 한층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7일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시리아 공습은 단순히 시리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매우 강력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과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북한과 중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화학무기 위협을 뛰어넘는 핵과 미사일 개발로 세계적인 우려를 낳고 있는 북한 김정은 정권은 물론 적극적 개입 없이 사실상 방관하고 있는 중국을 향한 경고인 셈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전화통화에서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며 군사적 대응책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NBC 방송은 “북한 핵에 대한 미국 정부 대응책에는 한국에 미군 핵무기를 배치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NBC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군사·정보 관리들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 정책을 깊이 재검토하는 시나리오의 일부로 핵무기 재배치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군 핵무기가 한국에 다시 배치된다면 그 장소로 오산 미 공군 기지가 유력하다고 했다.

또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 참수 작전과 미군-한국군 특수부대를 북한에 침투시켜 핵심 인프라(사회간접자본)를 파괴하는 방안도 옵션 중 하나로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북한이 조만간 6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고강도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실제 도발로 이어진다면 한반도 긴장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미국 해군 소속 구축함 USS 포터호에서 7일 새벽(현지시간) 발사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시리아 정부군 소속 알 샤이라트 공군기지를 향해 날아가고 있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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