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종교문화] 제사상 최고의 재료 ‘돼지’
[생활 속 종교문화] 제사상 최고의 재료 ‘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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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돼지나 소는 동제(洞祭) 등 각종 제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제수(祭需)다.

일부 별신제나 어촌의 대규모 당제에서 소를 제외하면 돼지는 최고의 제수로 꼽힌다. 고구려 유리왕대의 제천의식(祭天儀式)용 교시(郊豕)를 둘러싼 탁리(託利), 사비(斯卑), 국내위나암(國內尉那巖) 사건은 돼지의 종교적 위상과 의미를 잘 보여 준다. 동민들은 돼지의 제사용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와 관련 온갖 금기와 원칙 등을 만들어냈다. 그런 절차와 방식을 겪은 돼지는 완벽한 제수가 되고, 마을 신령의 흠향은 제액초복(除厄招福)으로 보답된다.

제관이 어떤 돼지가 깨끗하다고 판단해 제수로 쓸 것을 결정하면, 그 주인은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선선히 내놔야 한다. 돼지가 아까워 주저하거나 거부하면 당신(堂神)의 노여움을 사 돼지가 급사하거나 주인에게도 해(害)가 된다고 믿었다.

돼지는 소의 경우와 달리 도살 과정에서 비명이 클수록 산신이 흠향한다고 전해진다. 이 같은 이유로 돼지를 산에 끌고 올라가 산 채로 목을 베서 잡기도 한다.

마을에 따라서는 도살 장소도 종교적 의미가 있다. 제당 주변에는 희생 동물을 도살하는 종교적 공간이 따로 정해져 있다. 바로 옆에는 샘이나 도랑이 있어 도살과 해체 과정에서 필요한 물을 충분히 쓸 수 있게 돼 있다. 이곳에서 도살한 돼지는 신령에게 바치는 데 더욱 깨끗하다고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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