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병우(50) 전(前) 청와대 민정수석이 6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朴, 가슴 아프고 참담한 심정”
檢, 국정농단 묵인·방조 추궁
이번 주, 영장 청구 방안 검토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방조·묵인한 의혹을 받는 우병우 전(前) 청와대 민정수석이 검찰에 출석했다. 수사기관 출석이 세 번째인 우 전 수석은 이전 출석 때와는 달리 눈빛과 목소리에 힘이 빠진 모습을 보였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6일 오전 우 전 수석을 직권남용·직무유기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오전 9시 54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우 전 수석은 “모든 것은 검찰에서 성실히 조사 받으며 답변하겠다”면서도 ‘여전히 최순실씨를 모르느냐’는 질문에는 “네”라고 짧게 답했다.

‘세 번째 소환인데 하실 말씀이 더 없냐’는 질문에는 “대통령님 관련해서 참으로 가슴 아프고 참담한 그런 심정이다. (이만) 들어가겠다”며 더 이상 질문을 받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우 전 수석은 답변 내내 질문하는 취재진 쪽은 한 번도 쳐다보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우 전 수석이 검찰에 출석하면서 질문을 받을 때 보인 태도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당시 그는 질문하는 기자를 노려보기도 하고 불쾌감을 드러내며 목소리에 힘을 주기도 했다.

우 전 수석은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묵인·방조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업무 방해 ▲세월호 수사 방해 ▲문체부 공무원 표적 감찰 등 10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을 상대로 최씨의 국정개입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방조한 것인지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가 개입된 미르·K스포츠 재단과 관련해 국정농단 사태가 일자 우 전 수석이 이를 무마하기 위해 대책회의를 주도했다는 의혹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 전 특별감찰관 업무 방해 의혹에 대해서는 직권남용 혐의 적용 여부를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검찰은 우 전 수석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검찰 수사에 외압을 넣어 방해한 의혹을 조사했다. 청와대 지시에 응하지 않는 문화체육관광부·외교부·공정거래위원회 소속 공무원의 부당 인사 조치 요구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우 전 수석을 조사한 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소명 부족으로 법원이 이를 기각하면서 사건 일체를 검찰로 이첩했다.

특검팀으로부터 사건을 받은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우 전 수석을 수사하는 전담팀을 꾸리고 본격 수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사건 관련 자료를 임의 제출받았고, 지난 한 달간 약 50명을 우 전 수석과 관련한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수사 기록과 증거 자료, 이날 조사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이르면 이번 주 내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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