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완희 기자] 교회 십자가 철거로 물의를 빚은 중국 저장성(浙江)성 당국이 이번에는 테러 위험을 대비한다며 교회 내 감시카메라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저장성 정부는 지난해 말 대테러와 보안을 위해 원저우 교회들에 1월 춘제(春節·중국의 설) 전까지 모든 교회에 감시용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저장성 정부는 기독교 신자들의 ‘감시카메라 설치는 사생활 침해’라는 강력한 반대에도 교회 문과 강단, 헌금통 등에 카메라를 설치할 것을 강요했다.

일부 교인들은 저장성 정부 관리의 카메라 설치 과정에서 몸싸움이 일어 병원에 실려 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기독교 신자들은 “정부 관리가 교회에 와서 강제로 카메라를 설치했다”며 “이에 일부 목사와 신도들이 반발하자 이들을 억지로 끌어냈다”고 말했다.

아직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지 않은 교회의 교인들은 “대중에 위험한 일을 하지 않고 선한 행동을 하는데 정부는 왜 감시하려는 것인지 원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탄압이 심할수록 더 많은 이들이 신앙을 따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저우의 선교사인 옌샤오제 목사는 많은 교회에 감시카메라가 설치됐다며 지난 2014년의 십자가 철거 사건을 떠올리게 된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약 3년 전 태풍이 불 경우 떨어질 수도 있다는 이유로 교회에 설치된 모든 십자가를 없앴다. 당시에도 전 세계 기독교인들의 강한 반발이 있었으나 중국 정부는 이를 강행했다.

당시 십자가 철거에 항의하다 1년간 징역살이를 한 황이쯔 목사는 감시카메라 설치에 대해 해외 매체에 제보한 후 삼엄한 감시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공산주의인 중국은 종교를 인정치 않기 때문에 최근 들어 이에 대한 통제가 이같이 더욱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저장성 원저우시 전체 인구 800만명 중 기독교 신자들은 약 100만명인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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