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김지아나 작가의 개인전 ‘아첼레란도(점점빠르게)’가 열리고 있는 압구정 인더박스갤러리에 세계적인 빛의 아티스트 알랭귈로가 방문했다. 알랭귈로(왼쪽)와 김지아나 작가(오른쪽). ⓒ천지일보(뉴스천지)

“동양에도 건물마다 아트조명 생기길 바라는 마음에서 광주빛축제 총감독 제안 수락”

[뉴스천지=김현진 기자] LG휘센 에어컨을 디자인했던 김지아나 작가의 개인전이 한창 열리고 있는 14일 오후 압구정 인더박스갤러리를 찾았다.

그는 지난 9일 광주에서 열린 ‘빛축제’에서도 작가로 참여해 빛을 이용한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날 뜻밖에도 특별한 만남을 가지게 됐다.

5일간 광주 일대를 빛으로 물들인 주역이자 ‘세계적인 빛의 거장’ 알랭귈로(프랑스)가 이곳을 찾은 것이다.

알랭귈로는 광주시에서 야심차게 이번 빛축제의 예술 총감독으로 내세운 아티스트이다. 그는 30년간 파리의 에펠탑, 상하이 동방명주 등 전 세계 40여 개국 유명 건축물의 경관 조명을 연출한 아티스트로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세계적인 빛 아트의 거장이다.

알랭귈로는 빛축제가 끝나자마자 작가로 참여했던 김지아나 작가의 개인전을 이날 직접 관람하기 위해 온 것이었다.

김 작가의 소개로 우연찮게 알랭귈로와 함께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거장이라는 말이 무색하듯 알랭귈로는 이야기 내내 편안하고 좋은 인상을 남겼다.

▲ 알랭귈로 ⓒ천지일보(뉴스천지)

그는 이번 광주빛축제를 감독하게 된 것에 대해 “아시아 최초로 한국 광주에서 빛축제를 하게 된 것을 행복하게 생각한다. 광주 시민들에게는 새로운 라이프를 열게 된 계기가 됐을 것”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그에게 인공조명이란 “빛이 없으면 아무것도 볼 수 없듯이 빛이 있으므로 모든 것을 시작하게 된다. 낮에는 태양이 도시를 밝혀주지만 밤에는 인공조명이 비춰준다”며 “(조명은) 바로 밤의 태양과 같은 존재”라고 설명했다.

또한 “조명이란 랜드마크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고, 이를 통해 경제적인 발전을 가져다 주기 때문에 도시에게 생명을 주는 존재”라고 정의했다.

그는 한국의 조명에 대해 “한국은 도시마다 광고가 많아서 그 광고 때문에 건물들이 죽는다”면서 “건물과 어울려서 통일된 감이 없다”는 특징을 말했다.

특히 “LED는 서울에서 랜드마크로 조금만 더 잘 사용하면 좋은 가능성이 있다”며 “형광등으로만 쓰지 말고 건물과 아트를 결합해 사용하는 것이 가장 가치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래서 이번 광주빛축제는 새로운 가능성과 여태껏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미를 보일 수 있는 좋은 쇼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빛축제에 함께한 김지아나 작가에 대해 “LED 조명을 아트로 잘 접목해 굉장히 여성적이고 동양적인 작품을 잘 만들어냈다”고 칭찬했다.

▲ 중간에서 통역을 해준 김지아나 작가 ⓒ천지일보(뉴스천지)

광주 빛축제 관계자로부터 예술 총감독으로 제안을 받게 됐을 때 그 제안을 받아 들인 이유에 대해 묻자 그는 “동양에서는 최초로 하게 된 빛축제이고 광주를 시발점으로 해서 동양에도 건물마다 아트조명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에서 결정했다”고 답변했다.

알랭귈로는 “2012년에 열릴 행사로 세계 수십 개국에서 조명을 동시에 밝히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데 총감독을 맡았다”면서 한국을 그 중 하나에 넣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수십 개의 나라가 같은 시간에 동시에 빛을 밝히면서 행사가 시작된다. 어떤 나라는 낮이 될 수도 있고 밤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어떤 모양으로 할지는 고민 중이라 했다.

기왕이면 대한민국도 선정됨으로써 밤 시간대에 밝혀지길 바라면서 그와 아쉬운 만남의 시간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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